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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평점 :
요나스 요나손.
창문 넘어 도망간 100세 할아버지로 유명한 그 작가의 신작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이다.
기대 만발. ^^
그의 문체는 죽지 않았다.
여전히 재미나게, 가볍게, 그렇지만 현실을 신랄하게 비꼰다.
내가 좋아하는 바로 그것,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문체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내용도 비비 꼰다.
남의 머리에 도끼를 꽂는 킬러.
형기를 마치고 세상에 나온 그는 돈을 받고 해결사 노릇으로 먹고 산다.
나름 철학과 원칙을 지닌 해결사.
운전을 할 수 없게 두 팔을 부러뜨려 달라는 의뢰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쪽 팔만 두 번 부러뜨린다.
팔이 부러져야 할 남자가 한쪽 팔에 아기를 안고 있었으므로.
여자 목사는 등장과 함께 벤치에 앉은 남자에게 기도값을 요구하는 사기꾼의 면모를 드러낸다.
척하면 삼천리.
이 여자 목사가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중 하나.
물론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중 나머니 하나는 벤치에 앉아 목사에게 사기 당할 뻔한 그 남자다.
전형적인 인물인 킬러와 목사의 등장.
'킬러는 나쁘다, 목사는 착하다' 의 일반적 통념을 깨며 "착하다, 나쁘다"의 기준을 파괴한다.
'킬러도 인간이고 목사도 인간이며
남을 돕고 사는것은 좋지만, 나 먹을 것부터 챙기고 사는 것이 지탄받을 일은 아니다'
라고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은 말한다.
살짝쿵 뻔한 이야기.
뻔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장편으로 재미나게 써내는 건 분명 작가의 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건이 어디로 튈 지 모르겠는건,
요나스 요나손만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