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마흔을 눈앞에 둔 여인.
능력 있고 현대인답게 바쁘게 살고 있는 그녀.
그녀 앞에 난데없이 찾아오는 시련과 말하는 고양이.
고양이 덕분에 동물적 감각을 되찾았지만 그로 인해 비밀을 알게 되고 고통의 시간이 시작된다.
어찌보면 평온했던 날을 뒤집어 엎은 고양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행복하라고 말한다.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몸을 더 많이 움직이며 덜 생각하라고 요구한다.
먹을 땐 먹는 것에 집중하고 걸을 땐 걷는 일에 집중하란다.
인생에서 벌어지는 일은 머릿속에서 날뛰는 생각과는 다르다는 것을 가르친다.
그렇게 고양이는 그녀에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고양이는 내게도 행복하라고 말한다.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는 400쪽에 달하는 소설이지만 큰 사건보다 대화에 의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잔잔하고 평범하게 - 정말 고양이가 행복하라고 말한다. ㅎㅎㅎㅎ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 역시 소소하다.
온 신경을 다해 냄새를 맡고(정말 냄새를 맡으라고 한다) 과일의 맛을 하나씩 음미하며 요가를 통해 등의 아픔을 덜어내는 식이다.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를 읽는 기분.
허겁지겁 밥을 먹고, 과식을 하고, 육식을 즐기며, 걷지 않고, 핸드폰과 컴퓨터, 인터넷이 없으면 막막해지고, 내가 가진 동물의 감각을 하나도 써먹지 않는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
나는 정말 행복한지, 내가 느끼는 행복이 진짜 행복인지, 나는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 무수한 질문을 남기며 책을 덮는다.
그러나 머릿속에서 날뛰는 생각이 인생은 아니라지 않는가.
내일 아침엔 당장 걸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