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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평점 :
< 재미나다 >
미스테리가 가미되었다.
어느 것도 한 번에 말해주지 않는다.
가만가만 등장인물의 뒤를 따라야 한다.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자꾸 궁금해진다.
그리고 슬퍼졌다, 몹시, 아주 많이.
< 깊다 >
그들은 모두 스파이다.
007 제임스 본드를 상상한다면 오산이다.
고요한 밤의 눈처럼 그들은 고요히 움직인다.
그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그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서서히 드러날 때,
나의 무능함과, 무지함과, 어리석음이 함께 드러난다.
문학상 대상 수상작은 주제의식과 깊이가 있단 말이지.
< 알파벳 >
등장인물이 전부 알파벳이다.
누가 누구인지 헷갈려서 짜증이 났으나,
스파이의 정체불명과 익명성을 이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없겠다 싶어 참아진다.
등장인물이 여럿일 땐 한 사람에게 몰입되거나
아무에게도 몰입되지 않고 관찰자가 되기 마련인데
각각의 인물에게 모두 몰입되어 애정이 생기는 것도 신기한 일.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누구인지 짐작가는 이들도 있다.
짐작만으로 슬프고, 짐작만으로 화가 나게 만드는 - 누구인지 모르겠는 그들. (작가의 표현 방법이 이렇다. 그러나 걱정 마시라. 애매모호하게 표현하지만 이상하게 누구인지 알 수 있을테니.)
< 끝없는 물음 >
나는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맞나?
나는 내 의지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스파이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스파이가 아닌가?
나는 고요한 밤의 눈으로 감시하는가, 고요한 밤의 눈에 의해 감시당하는가?
굉장히 맘에 든다 "고요한 밤의 눈".
마지막 작가의 말을 읽으며 눈시울이 붉어지기까지.
별 볼 일 없 어 보 이 는 나 의 삶 이 혁 명 일 수 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