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책

다시, 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 - 직장인의 어깨를 다독인 51편의 시 배달
김기택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9월

1. 시

'시'는 어렵다.

선입견이고 편견일지라도 어려운 건 어려운 거다.

난생 처음 '시'라는 것을 접한 기억이 시험을 위해서다보니 '말'이 주는 즐거움이나 절제된 표현의 아름다움 따위는 느낄 여력이 없었다.

시어가 가진 상징이며 함축적인 표현, 시가 쓰여진 시대배경과 작가에 대해 달달달 외우면 끝이니 뭐. ㅡㅡ;;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가 김춘수의 '꽃'인 이유도

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연습장에 쓰인 시를 먼저 접했기 때문.

왜 이런 표현을 썼을까,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불러줘야 하나의 존재가 된다니.......

라며 마음껏 시를 느꼈기 때문이리라.

"다시, 시로 숨쉬고 싶은 그대에게" 는 시가 어렵다는 내 의식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숨어 있던 연습장의 '꽃'을 들춰내게 만들었다.

제목 그대로 다시 시로 숨쉬게 만들어 주셨다.

2. 에세이

다시 시로 숨쉬고 싶은 그대에게는 시와 에세이가 만난 책이다.

작가가 시를 소개하고 떠오른 단상을 썼는데 에세이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무엇보다 단어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것이 역시 시인은 시인이구나 싶었다.

이렇게 예쁘게 말할 수 있구나, 이런 표현이 가능하구나,

놀라움의 연속.

나처럼 일상적 구어체 문장만 구사하는 사람은 감히 흉내도 내지 못할 언어의 세계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예뻐지는 기분. ㅎㅎㅎ

시를 인용해 작가의 생각을 말하는데 그 문장을 통해 시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움과 기다림은 "손 닿지 않은 데가 결리듯" 알 수 없는 증상만 있고 실체는 없다. (66쪽. "  " 부분이 싯구.)

3. 손을 놓을 수 없는 책 vs 한 번에 읽기 아까운 책

재미난 책은 두 종류가 있다.

한 번 펼치면 손을 놓을 수 없는 책과 한 번에 몽땅 읽기 아까운 책.

다시 시로 숨쉬고 싶은 그대에게는 후자.

하루에 두 개씩만 읽으면 좋겠다. ^^

아침에 시 두 편과 이야기를  천천히 음미하며 하루를 시작하면 마음이 부자가 된 느낌에 절로 흥이 날 듯.

4. 마지막

책을 읽는 중에 선물하기 위해 구입한 올해의 두 번째 책이기도 하고.

지금, 가을에 딱 맞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