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내 또래라면 책을 보며
어린 시절로 돌아가 추억에 빠져 눈물을 찔끔거리지 않을
수 없다.
나보다 많이 어린 세대라면 어떤 느낌일까?
무한도전의 토토가를 보며 함께 즐겼던
것을 보면 많이 어린 세대여도 충분히 교감할 수 있지 않을까? ^^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하여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을테니.
여러가지 이야기 중에 유독 가슴에 남는 이야기는 어이없게
5시 땡!!! 하면 가던 길을 멈추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던 것.
이걸 추억이라며 되짚어 생각한 적이
없었으니 신선(?)했다고 해야하나. ㅎㅎㅎㅎ
5시 국기하강 의식(?)은
1989년에 없어졌다고 하니 오래도 했구나.
동생이랑 신나게 놀다가 텔레비전
보겠다고 켜면 가장 먼저 나오던 애국가.
벽에 동생이랑 둘이 딱 달라붙어 텔레비전을 바라보며 가슴에 손을 얹고 경건히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이었던 거 같은데 선명하게 기억에 남은 걸 보면 내게 애국지사의 피가 흘렀던
게 아닐까? ㅡㅡ;;
늙는다는 건 다가올 미래의 희망보다 추억할 거리가
많아진다는 뜻이라지 않는가.
1500%
공감한다.
내일에 대한 꿈을 꿀
때보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더 행복하고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에 가슴이
아리고 슬프다.
몇 년 전, 예전에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근처를 간 적이 있었다.
아파트하고 무슨 원수가 졌는지 그곳도
모두 아파트가 들어차면서 학교가 이전해서 옛 모습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정말로 단
하나도.
울컥한 정도가 아니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서 혼났었더랬다.
행복했던 내 어린시절은 이제 내
머릿속 말고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상실감, 허무함, 두려움이 압도해 버린 시간.
이렇게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저자의 기억 속에 남은 사라져 가는
것들과 내 기억 속에 남은 사라져 가는 것들의 공통점이 반갑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앨범을
들여다보는 기분.
두 명의 작가가 공동 집필했다.
한 사람은 오래도록 생각한 후
연필을 꾹꾹 눌러 한 자씩 정성들여 글을 쓴 느낌이라면
다른 사람은 떠오르는 즉시 빠른
속도로 워드프로세서를 또각또각 두드려 글을 쓴 느낌이다.
같은 시대를 살며 똑같이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는데 전달되는 느낌이 다른 것도 재미있다. ^^
한 번에 호로록 다 읽어버리기 아까운 책.
해지는 가을 오후에 선선한 바람 맞으며 천천히 읽으면
잔잔한 미소가
지어지거나
꺼이꺼이 목놓아 울거나 둘 중
하나이리라.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