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골목 여행 - 내 안의 예술적 감성을 자극한 유럽의 골목 풍경 그리고 사람들
서향 외 엮음 / 숲속여우비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여행에세이라고 보기보단 사진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온통 사진과 짧은 이야기.

주기적으로 여행에세이를 읽는 나도 처음 접한 구성.

그렇지만 간절하게 원했던 책.

여행에세이에 말보다 사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쭈욱 하면서 바래왔던 바로 그 녀석이 '유럽 골목 여행'으로 등장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지 않는가.

주저리주저리 긴 이야기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말의 홍수, 여행에세이의 홍수지 않은가.

말과 글과 여행에세이의 홍수 속에서 유럽 골목 여행의 사진은 내게 글보다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올해로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지 꼭 20년이 되었다.

20년의 세월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머릿속의 유럽은 한결같다.

초여름의 이른 아침 공기의 흐름이 루마니아의 그 날 아침을 떠올리게 하고,

어깨가 시리도록 선선하게 비가 오는 날이면 추워서 어깨를 움츠리고 걸었던 오스트리아의 뒷골목이 떠오른다.

벽돌길만 보면 에펠탑을 찾아 헤매던 파리 뒷골목이 떠오르는  그런 것.

여행은 눈으로 보는 것만이 아니라 오감으로 기억되고,

그래서 미처 생각을 막을 새도 없이 떠올라 여행에 대한 열망에 빠져들게 만든다.

 

나의 이런 여행 추억과 고스란히 맞물렸던 책.

책장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내 여행 앨범을 넘기는 그런 기분.

다시 20년 전 유럽으로 돌아가 그곳에 서 있는 그런 기분.

코끝이 찡해진다.

한 번도 여행을 떠나지 않았던 사람이 '유럽 골목 여행' 을 보며 여행이 가고싶단 생각이 들까는 모르겠다.

허나, 나처럼 유럽의 골목 여행을 해봤던 사람이라면 분명코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고픈 맘이 생기리라.

아니, 사진을 통해 그 자리, 그 시간으로 돌아갔다고 느끼리라.

감성여행이라는 것이 이런 걸까?

사진 하나가 사람 맘을 참으로 뒤숭숭하게 만드는구나.

함께 배낭여행을 갔던 친구에게 반드시 선물하겠다 맘 먹게 만든 책.

때만 되면 두고두고 꺼내어 다시 들춰볼 것이 확실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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