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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아저씨
네코마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대박.
빵 터졌다.
개가 되어 가는
아저씨라니.
공감 100% 이야기.
낮에 조용한 집에서 혼자 깔깔대며 읽다가 내 웃음소리에 내가 놀랐을 정도.
저녁에 '시바아저씨'의 주인공과 비슷한
연령의 44세 우리집 아저씨와 조촐한 술상을 마주하고
앉았다.
그가 차려 온 - 덜렁 소세지에 소주만 있는 술상을
받아드니
낮에 읽었던 '시바아저씨'의 소세지가
딱!!!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어쩜, 소세지 에피소드 하나마저 일상과 딱 들어맞는지 모르겠다.
한국과 일본의 아저씨가 국경을 초월해 소세지로 대동단결할 수 있단 사실도
충격적.
그리하여
"시바아저씨라는 책에 소세지 얘기가 나오는데 한 번 볼래?"
로 시작된 그의
음주독서.
책을 즐기지 않는 아저씨마저 술을 포기하고
앉은 자리에서 모두 읽어버렸다. ㅎㅎㅎ
숨 넘어가게 웃으며
읽게 된다.
40대 가장의 평범한(?)
이야기.
큰 사건 사고없이 지나가는 매일매일의 일상
이야기.
그 소소한 일상을 통해 한 남자가 가장이
되고 시바아저씨가 되어 간다.
그것이 우리집과 너무 닮아 웃지 않고는
책장을 넘길 수 없다.
그런데 말이다.
책을 덮으면 맘이 짠하다.
그렁그렁 눈물도
맺힌다.
나이 들며 약해지고 소외되는 내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 객관적으로 보일
때 전해지는 슬픔....... 말 그대로 "짠하다".
그 짠함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작가 네코마키는 내 스타일!!!!!!
시바아저씨를 읽은 후 쓰레기봉투 버리는
일은 한 번도 신랑에게 맡기지 않았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쓰레기봉투를 챙겨들고 출근하는 걸
보니,
이미 그도 충실한 시바아저씨가 되어버린
모양이다. ㅠㅠ
만화라고 깔보지 마시길.
길고 긴 여운에 발목 잡히게 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