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쩌란 말인가. 이 삐져나오는 웃음을. 아~ 어쩌란 말인가. 이 가슴 찡한 감동을. 아~ 어쩌란 말인가. 터져 나오는 이 울분(?)을.책 뒤의 해설에서 정호웅은 이렇게 말한다. '성석제의 문체는 빠르다. 접속사 없이 단문들을 숨가쁘게 이어 만들어내는 그 문체는 (중략) 다만 보여줄 뿐인데, 그래서 더욱 빠르게 내달린다. (중략) 그러면서도 성석제의 문체는 날카롭다.' 이 말이 정답이다. 작가 성석제의 문체는 빠르다. 질질 끌지 않고 묘사하지 않는다. 모든 상황을 설명할 따름이다. 속도감에 당황할 정도다. '이거 이렇게 빨리 읽어버려도 되는건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빠르면서 아주 재미있다. 공 들여서 썼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툭, 툭 농담 던지듯 내뱉는 말들이 평소의 언어습관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그래서 아주 재미있다. 그의 가볍게 내던지듯 말하는 표현력은 언어의 마술사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빠르고 재미난 문체에 가시가 없다면 싱겁지 뭔가. 삼박자를 고루 갖춰 날카로운 풍자까지 가미했으니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마니아가 있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리라. 눈도 못 떼고 웃어대며 가슴 짠한 - 도저히 뭐라 정의할 수 없는 감정상태로 몰아가는 마력을 지닌 소설, 이것이 바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