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소재로 한 '하드보일드'(섬짓하니 밤에 읽지 마시라. ^^)와 '하드 럭' 두 개의 이야기다. 연인(?)으로 지내던 친구의 기일에 일어나는 기이한 이야기를 다룬 '하드 보일드', 결혼을 앞두고 뇌사상태에 빠진 언니의 죽음과 맞물려 다가오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하드 럭'.내가 죽으면 세상도 모두 끝이 날 것만 같다. 그러나 나 하나 사라진다고 하여 멈춰지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그'(한 사람이 아닌 모든 사람)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하여 내 인생이 달라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잠시 슬프고 나면 그럭저럭 살 수 있다. 그리하여 떠난 자보다 살아남은 자가 더 괴롭고 힘든 법이다. 헤어지던 날 아무도 없는 외딴 길에 그녀를 내려 준 기억이며, 화재로 인해 친구가 죽었는데도 알지 못했던 사실이며, 언니는 죽어가고 약혼자는 시골로 내려가 나타나지도 않는데 나는 언니 약혼자의 형에게 이상한 감정을 느끼는 것까지.... 소중한 사람이 떠나건만 나는 그저 옛 추억이나 곱씹으며 미안해 하거나, 나 살던 길을 살아간다. 죽음도 결국은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한 것일까? 삶과 죽음, 백짓장의 차이가 주는 고통에 가슴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