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쿵! - 0~3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14
다다 히로시 글 그림 / 보림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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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이 한 가지에 집중 할 수 있는 시간은 5분 내외라고 한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시선을 돌리지 않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달하는 메시지는 내용은 길지 않아야 하며 재미있고 교육적이어야 한다. '사과가 쿵'은 이 모든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다.

커다란 사과가 있다. 두더지가 땅을 파고 올라와 먹는다. 그리곤 개미, 나비, 토끼, 여우, 사자를 비롯한 동물들이 차례로 와서 사과를 먹는다. 사과를 다 먹은 후엔 동물들이 뼈대만 남은 사과 밑에서 비를 피한다. 이것이 '사과' 하나로 27쪽 짜리 그림책을 채운 내용의 전부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우리가 사과를 먹으며 낼 수 있는 모든 의태어와 의성어는 물론이고 사과에 대한 느낌까지 담고 있다.

커다란 사과 하나가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력에 날개를 달아준다. 한 개의 사과를 여럿이 나눠 먹지만 토끼가 먹을 때의 느낌·소리가, 사자가 먹을 때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래서 토끼가 먹을 때 '냠냠냠'으로 들리던 소리가 여우가 먹을 때는 '아삭아삭'으로 들리기도 한다. 여우는 사과를 '싱싱하다'고 생각하지만 당나귀는 '빨갛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엄마에게 '달콤한' 맛이 아이에게는 '시큼할'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고 사과 먹을 때를 상상해보자.

또 사과 주변에는 여러 동물들이 모인다. 동물친구들이 사과를 나눠먹는 모습은 사회성을 기르는 기초훈련이며 동물 이름을 통한 어휘훈련이기도 하다. '잘 먹었습니다'를 외치는 동물들은 예절과 감사의 마음까지 알려준다. 먹고 남은 사과 밑에서 비를 피함은 창의성의 시작이 될 것이다. 우산은 비오는 날만 쓴다는 엄마의 고정관념을 가르치기보다 아이가 우산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물어보자. 숲 속의 동물들이 모두 나눠먹을 수 있는 커다란 사과는 지붕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으니....

0~3세를 위한 책으로 부모님의 도움이 없이는 볼 수 없는 책이다. 단순히 글과 그림만 익히고 지나치기엔 담고 있는 내용이 너무도 크다. 그래서 아이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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