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절을 걷다 - 누구나 찾지만 잘 알지 못하는 사찰을 구석구석 즐기는 방법
탁현규 지음 / 지식서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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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가을.

날은 좋은데 멀리 떠나기 어려운 이 때.

지금 내게 가장 필요했던 책.



학예사가 쓴 "절" 이야기다.

절의 입구에서부터 차근차근 걸어들어가는 느낌.


절 앞의 무지개 다리와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까지.

주변 부속(?) 건물이며 불상, 그림(탱화)까지.

실제로 절의 경내를 함께 걸으며 설명 듣는 것 같다.


기분만 그럴까?

사진 자료가 빼곡하다, 깜짝 놀랄 정도로.

이건 사진집이 아닐까 의심될 지경이면 말 다했지.

건축물은 풀샷으로,

그림은 중요 부분만 별도로 확대해서,

조각물은 하나씩 따로 떼어 보여준다.

사진만 봐도 손해날 거 없는 책.


나는 기독교 신자다.

종교적 문제로 '절' 에 대한 거부감같은 건 일절 없지만

'불교' 적(?) 지식이 없다.

저자가 열심히 탱화를 설명하는데 '문수보살' 정도의 이름만 알지

나머지는 도통 모르겠는 한계에 봉착하고 만다.

반대로 생각하면

불교 신자가 읽었을 땐 내가 전혀 느끼지 못했던

감동이 차오를 수 있지 않을까?


중세 유럽에서 글을 모르는 백성에게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

그림을 이용했다는 건 상식처럼 알고 있으면서 

불교에서도 그림을 통해 부처의 삶을 보여주고 있단 사실에 놀라고,

불상의 얼굴 생김새가 모두 다르다는 것에 또 놀라고,

인물의 이국적인 모습에 다시 놀라는 경험의 연속.

놀라움과 놀라움 사이에서

고즈넉한 절의 모습과

그곳을 여행했던 추억이 교차하며 흐뭇한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쉽게 쓰인 것 같은데 상당히 전문적이었던,

아름다운 우리 절을 걷다.

순천엘 가야겠단 생각이 자꾸 들게 만든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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