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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잘라드립니다 - 하버드 교수가 사랑한 이발사의 행복학개론
탈 벤 샤하르 지음, 서유라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큰 기대없이 시작하는 책이 있다.
나같은 경우는 에세이를 기대 없이 읽는다.
혹시 모르는 한 방을 기대하는 맘으로 기대없이 읽는 그것.
이번에 기대 없이 한 방을 기대하며 읽은 책은, 걱정을 잘라드립니다.
뜨뜨미지근한 서평이 태반이라 평타겠구나...... 로 시작했는데.
불행히도(?) 내 취향 저격. ㅎㅎㅎㅎ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 관련 하버드대 가장 인기 있는 강의를 담당했던 교수다.
인기 교수님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동네 이발소를 드나들며 동네 사람들과 이발사가 주고받는 이야기를 적었다.
적어나간 글마다 이발사 아비가 생활속 철학자라 말하지만
이발사의 말 행간을 읽어내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저자야말로 실천하는 학자요 진정한 철학자로 보인다.
짧고 간략한 챕터는 읽기 편하다.
긴 대화도 거의 없다.
몇 마디 주고받은 이야기 끝에 이야기 주제와 관련된 학자의 주장과 연구 결과를 덧붙이는 형식이다.
느낌이나 생각을 적은 것이 아니라 이론, 연구 결과를 들이밀어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
내 맘에 꼭 든다.
예를 들어 인간 사이의 관계와 소통이 중요하다는 (너무 뻔해서 신물이 날 것만 같은) 이야기 끝에
리서치 회사 갤럽은 기업의 성공을 예측하는 주요 변수 중 하나가
직원들 사이에 형성되는 깊은 동료애라는 사실을 밝혀냈다(66쪽)고 말해주는 방식이다.
20세기 정신분석학자 도널드 위니콧은 엄마를 중심으로 일정한 거리 안에서 노는 아이들이
엄마와 멀리 떨어져서 노는 아이들보다 더 높은 창의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연구 결과)
자신을 무조건 사랑하는 사람이 근처에 있다는 사실이 준 안정감의 영향.
어른도 누구나 자신을 밝혀주고 돌아갈 등대를 만들면 마음의 안정을 찾지 않을까? (우리도 해보자)
그 등대는 가족이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명상이나 정원 가꾸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발소의 깨끗한 창문에서 흘러나오는 빛에서 안정을 찾을 수도 있고. (구체적 예, 방법 제시)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이발사 아비로부터 출발한다.
우리가 매일매일 겪는 자잘하고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
그 평범하고 자잘한 것 안에서 나를 온전히 지탱해 줄 철학을 발견하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 걱정을 잘라드립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그림이 주는 평온함도 기대하시라.
붙임딱지도 붙이지 않았다.
후다닥 읽히니 이건 재독하는 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