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디까지 행복해봤니? - 네 마음이 반짝반짝 빛나는 곳으로 너를 데려다줄게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벼운 에세이라 짐작했다 제대로 뒤통수 맞은 "너는 어디까지 행복해 봤니?".

행복하라고 외쳐대는 최근 유행(?) 에세이라 생각한다면 큰 코 다친다.

붙임딱지 죄다 써버린 기막힌 이야기니 기대하시랏!!!!




 

수녀님과 소년이 주고받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러더니 앞을 보지 못하는 점술가가 등장한다.

이거 소설이야?

장르 파악 실패인가 싶어 잠시 주춤.


소설처럼 거짓같은 이야기.

저자가 행복을 찾아다닌 길은 전투적이고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지어낸 것만 같다.

행복하자, 행복해라, 행복을 찾아라....... 고개만 돌리면 들리는 행복 타령들.

그들은 하나같이 일상의 소소한 일,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 행복이 있다 말하고, 너는 행복하냐고 묻는다.

현재에 충실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행복한 일을 하라고 등 떠민다.


행복 타령을 늘어놓는 그들에게 내가 묻고 싶었던 질문, 저자도 묻고 싶었던 모양이다.

너는 어디까지 행복해 봤냐고.

꼭 그렇게까지 행복해야겠냐고.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둔 사람은 남은 삶을 즐기며(?) 사는 것이 맞다.

하고팠던 일을 하고 순간을 만끽하며 마지막 만찬을 즐겨야 한다.

그러나!!!!

긴 삶을 살아야 하는 우리 모두가 암 선고를 받은 환자처럼 살 이유는 없는 것이다.

좋은 대학을 가고 싶다면 오늘 잠을 줄이고 놀고픈 맘을 누르며 공부해야 하고,

무대에 설 모델이라면 오늘 끼니를 줄이고 땀을 쏟는 운동을 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지금 이 순간은 고달프고 도망가고 싶을지 모르겠으나 인생을 긴 호흡으로 바라본다면 고통의 순간이 행복이지 않겠는가 말이다.


행복하고 싶어서,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여.

여행은 행복할 때 떠나야 한다.

집 떠난 고생길, 자갈밭을 떠돌려면 행복해야 견뎌낼 수 있는 법.

행복이란 신발을 신고 나서야 하는데 행복이란 신발을 머리에 이고 맨발로 집을 나서지 말라는 가르침.

좋다.

행복과 꿈을 찾으라는 소리가 뜬구름 잡는 것 같아서 맘에 들지 않았던 내 맘을 콱 찌른다.



 

저자 곽세라.

행복과 삶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데다 깊은 내공도 느껴진다.

범상치 않은 사람이구나....... 싶었더니 철학과 명상을 제대로 공부했다.

내 가치관과 맞든 아니든, 깊이 고민하고 공부한 사람들의 생각을 엿보는 일은 짜릿하다.

(그런데 구구절절 내 생각이랑 맞아 떨어지니 어찌해야 하냐 말이다.)


가슴을 찌릿하게 울렸던 페이지를 모두 뜯어 벽에 붙이고 날마다 바라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너는 어디까지 행복해 봤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