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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이제는 콘텐츠다 - ‘장사의 神’ 김유진의
김유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평점 :
사실은.
한쪽 구석에 쳐박아뒀던 책이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로만 느껴지는 "장사'.
거기에 요새 유행(?)하는 "콘텐츠"를 넣어 적당히 버무린 - 그렇고 그런 책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랬는데!!!
이건 본론으로 들어가기도 전,
첫 문장부터 색칠 시작이다.
비즈니스는 설득이다.
세상에 영업 아닌 일이 없고, 서비스가 아닌 일이 없다.
그림자도 밟지 말라했던 존재인 - 선생님들조차 교육 서비스 종사자로 불리는 세상 아니던가.
유형, 무형의 무언가를 파는 그것이 바로 비즈니스고, 비즈니스의 핵심은 상대방의 마음을 내게로 돌리는 설득이다.
그 설득의 과정을 쉽고 구체적인 설명과 실제 콘텐츠가 적용되는 사례를 들어 보여주니, 책을 읽으며 나 역시 설득당한다.
앞으로 장사 계획같은 건 없고,
장사에 관심도 없지만.
이 책은 너무 재미있구나.
제목이 '장사, 이제는 콘텐츠'라고 말하지만 물건을 팔고 사는 광범위한 장사를 모두 다루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콕 찝어 음식점만 이야기한다.
책을 덮을 땐, 음식점 하나로 책 한 권을 써낼 수 있는 콘텐츠 기획력에 경의를 표할 지경.
음식점 사진 찍는 방법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부분부터 시작한다.
메뉴와 진배없이 음식 정보를 제공하는 사진이 아니라
사진 하나로 음식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
글로 설명한 것을, 사진으로 비교하니 '사진에 담아야 하는 콘텐츠' 를 이해하지 못해도 적용시킬 수 있겠다.
사진 찍는 것이 기초 단계라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고급 단계.
단체예약 펑크낸 손님에게 이유를 자세히 묻고 커피 쿠폰을 보내주는 고객관리 방법이라든가,
고깃집에서 손님이 불편할 부분이 무엇인지 미리 고민해 옷 보관법을 고안하고,
똑같은 반찬을 놓더라도 김치를 직접 상에서 찢어주면 퍼포먼스가 되거나 어릴 적 기억을 건드리는 스토리를 가진 식당이 된다는 것.
고가의 장비를 투자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사용 시간과 투자 비용을 비교해 하루 단위로 계산해주는 장비의 가격을 보면 나는 사장 그릇이 아닌 게 확실하다는 생각만 든다.
책이 담고 있는 내용만 좋았던 것이 아니다.
시원시원하게 큰 글자(요즘 눈 때문에 책 보기가 많이 불편. ㅠㅠ), 넉넉한 여백.
핵심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보기에도 좋았던 사진.
내가 좋아하는 "음식" 관련 이야기면서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넘쳐나는 콘텐츠들.
내가 직접 도움을 받간 어렵겠으나 여러 모로 자극이 되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모든 면이 맘에 들었던, 장사 이제는 콘텐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