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서 77
마이클 콜린스 외 지음, 서미석 옮김 / 그림씨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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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책.

'독서'가 아니라 '책' 이라는 존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감격할 책.

불멸의 서 77.

인류가 낳은 불멸(내 기준과는 다를 수 있겠지만)의 책 77권을 소개하는데

소개하는 이 책 자체를 다시 '불멸의 서'에 포함시킬 수 있겠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진짜로!!!!!

책이 흉기가 될 수 있는 사이즈와 무게와

종이가 아니라 나무라고 의심될 정도의 양장 껍데기 파괴력.

28,000원에 이런 책을 만들어주시면 너무 감사한 거 아닙니까? ㅠㅠ




 

처음엔 불멸의 서로 간택된 책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작은 사진을 곁들어 소개하는 형식인가보다, 대수롭지 않게 페이지를 넘기다 코끝이 찡~

파피루스에 쓰인 글자를 이렇게 선명하고 확실하게 보게 되다니!!!!

박물관에서 인쇄물을 보면 시간의 흐름이 느껴져 사실감은 더하지만

유리벽 너머 장식품을 들여다보는 관망의 자세를 버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건 손에 잡힐 듯, 방금 인쇄해 내 손에 들어온 것처럼 생생하니 소름이 돋는다. ㅠㅠ


 

인류가 만든 책이라는 게 처음엔 모두 필사였지 않은가.

책에 들어가는 그림도 당연히 직접 그렸고 채색도 사람이 일일이 다 했다는 건 상식.

그 상식이 충격으로 바뀌는 책들도 있다.

벼룩을 아래처럼 크게 그려버린 것.

그리고픈 크기대로 그려서 책에 접어 넣은 자신감과 열정, 측면, 정면 놓치지 않는 세밀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화려하게 색을 입힌 고서를 눈 앞에서 보는 영광도 누리지만

단순히 책의 겉 모양만, 높은 해상도의 사진으로 인쇄한 것이 아니다.

책(불멸의 서로 뽑힌)이 쓰인 시대 배경 설명은 물론, 책을 쓴 사람에 대한 소개, 책 내용까지 읽을거리도 탄탄하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채식가.

채식주의자인 그 채식가가 아니라 그림에 색을 입히는 일을 했던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채색가라 부르지 않고 채식가라 부르는구나........ 고개를 끄덕끄덕. ^^

배움엔 끝이 없구나. ㅎㅎㅎ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습작 과정도 등장한다.

좋아하는 가수 노래만 듣지 않고 콘서트 쫓아가는 마음이나

좋아하는 책 원본을 찾고 초기 인쇄본을 구하고 그러는 마음이 매한가지.

저자가 사망하니 새로운 창작품이 아니라 그들의 손때 묻은 것에 맘이 가는 것.

 

 


이상한 나라 앨리스는 좋아하는 책도 아닌데 괜시리 가슴이 뭉클하다.

앨리스의 모델이었던 소녀 사진까지 보니 없던 애정까지 생겨날 지경. ^^;;



 

책을 받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렸다.

흥분을 감추지 못해 책 좀 본다는 사람에게 거품물고 이야기했는데 별 감흥이 없더라. ㅡㅡ;;

책 자체를 좋아하는 것과 독서를 좋아하는 것은 다른 모양이다.


이 책 전부를 사진 찍어서 올리고팠던 역대급 감격의 책, 불멸의 서 77.

가보로 물려줄 계획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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