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능동태다
김흥식 지음 / 그림씨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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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 9,500원.

87쪽짜리 책.


이 책은 과연!!!!

나름 저렴(?)하니 읽어봐야겠단 생각을 가져올 것인가

가성비 떨어지는 책으로 평가받아 비싸다는 오명을 덮어 쓸 것인가.



 

저자의 흥분상태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느껴진다" 라고 쓰면서 움찔움찔. ㅠㅠ)

저자의 흥분이 느껴지면 대개의 경우 책에 대한 흥미와 재미는 떨어지기 마련.

그러나 "우리말은 능동태다" 는 함께 흥분하게 된다.


우리말(부러 "우리말"이라 부르는 중)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 바로 나의 것.

한자 어휘에 관한 생각도,

수동태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도(나도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것이 더 무서움),

"우리" 라는 표현의 지적질에 대한 반감도,

모두 나와 같다.

나는 이런 반감을 가슴 속에 품고만 있었지

열심히 공부해서 나 혼자라도 제대로 써보겠단 생각조차 없었는데,

저자는 책으로 써서 세상에 내놓았다.

손 닿지 않던 그곳이 가려워 미칠 것만 같았다가 만난 효자손의 기분이랄까.


저자가 많은 부분 지적했고 나 역시 문제의식은 있지만, 실제로 틀리게 사용하고 있음을 안다.

지금까진 신경써서 쓰기 싫고 습관적으로, 내 눈에 익은대로 사용했지만

지금부턴 내 행위에 제동을 걸련다. (지금도 얼마나 조심하고 있나 모르겠음)


보다 - 보이다 - 보여지다. (책 35쪽)

위의 세 단어 중 틀린 것은 무엇일까?

우리말은 피동사가 존재한다.

필요한 경우엔  피동사를 사용하면 되지 수동태를 만들 필요가 없다.

그래서 흔하고 쉽게 사용하는 "보여지다" 는 맞는 표현이 아니다.

"보이다"는 내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니 사람이 주어가 되고

"보여지다"는 사물이 그렇게 보여지는 것이니 사물이 주어인 수동태가 되는 것.

주어가 사람인 우리말은 사물을 주어로 세우는 수동 표현이 필요없다는 주장.

이 말이 어찌나 감동적이었는지 덩달아 흥분했다. ㅎㅎㅎㅎ


책값 9,500원에 87쪽.

내 주변의 청소년들에게 선물하기로 결정한, 우리말은 능동태다.

말 한 마디에도 책임감을 담는 주체적 인간이되, '우리' 로 묶어 친근함을 맘껏 드러내는 따듯한 품성이 담긴 우리말.

우리말은 능동태지 수동태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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