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크맨

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초크맨.

분필로 그려진 사람.

여름에 읽기 좋은 추리소설.

누가누가 강력추천했다고 하면 믿고 거르는데, 스티븐 킹은 신뢰도 상승.

재미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이다.

주인공이 어렸을 때 겪었던 살인사건이 현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소재는 추리소설 좀 읽었다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봤을 이야기.

흔한(?) 소재여서 어지간한 필력이 아니라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소설이 바로 초크맨.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은 여차하면 정신사납기 좋다.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별도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등장인물은 동일해야 한다.

동일한 등장인물이지만 현재는 과거와는 다른 성격을 가져야 하되 낯설고 새로운 인물이어서는 안되며,

현재의 사건은 과거의 사건과는 별개지만 연관성을 지니되 긴장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 어려운 일을 역시 초크맨이 해낸다.

분필로 비밀 암호를 정해서 주고받는 친구들.

각자의 색을 정해 색에 따라 누구인지 아는데, 주인없는 흰색 그림이 등장한다.

연쇄살인처럼 자극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자잘한(?) 문제가 연이어 터진다.

그리고 발생하는 - 우연인지 사고인지 알 수 없는 소년의 죽음, 테러를 당하는 목사, 토막난 시체의 발견.

각 사건의 범인은 누구인지,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를 밝히는 과정이 쫀쫀하다.

이 녀석도 범인같고, 저 사람도 범인같고.

별 일 아닌 것처럼 스쳐지나가던 에피소드도 별 일이 아닌 게 되버리는 탄탄함.

이 탄탄함 때문에 여타 장르소설처럼 미친 가독성을 자랑하진 않는다.

그러나 재미있어서 손에서 놓지 못하니, 아주 맘에 쏙 들었던 초크맨.

잔인하지 않고 탄탄하면서 재미난 추리소설로 간만에 추천할 수 있겠다.

아쉬운 점이라면,

범인이 내 맘에 들지 않았다는 것?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