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아로니아공화국
김대현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6월
평점 :
제목이 유치하다.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이라니.
먹는 음식 그 '아로니아'가 맞는 걸까?
초반 진입은 최최최최고.
제대로 욕과 비속어의 중간 어디쯤을 모호하게 걷는 말투.
상식을 파괴하는 사건.
세상의 부조리함을 얘기하지만 절대 무겁게 가라앉지 않는 시니컬함.
'와~ 이거 박민규(소설가) 같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등장인물에 박민규가 등장한다.
작가 김대현도 박민규랑 친한가?
괜시리 반갑고 좋다. ㅋ
주인공 김강현은 아로니아라는 국가를 만든다.
우리가 먹는 그 아로니아에서 따온 이름도 맞다.
허무맹랑하게 시작되는 국가 건설 이야기답게 사건진행도 허무맹랑하고 주인공의 능력도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말도 안되는 허무맹랑함을 모두 용서하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전직 대통령 이름을 하나씩 거론하며 그들이 저질렀으나 공론화되지 않은 문제를 지적한다.
국가란 게 도대체 뭐냐고 묻는다.
국민을 위해야 국가건만 '국민'이란 사람을 존중한 적 없는 그것은 무엇인지 분노한다.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책을 보고 국가와 권력에 대해 작은 의문이라도 가지길 바란다.
그리고나서 김강현처럼 "착하나 어리석지 않고, 착하나 허술하지 않으며, 착하나 강하고 또한 현명한 사람" (265쪽)이 되길 희망한다.
소설가 박민규의 시니컬함에 김진명의 상상력과 스케일이 더해져 김대현의 글빨로 마무리된 듯한,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
맘에 든다.
그리하여 나는 김대현 님의 전작 홍도 읽으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