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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난민 - 제10회 권정생문학상 수상작 ㅣ 창비청소년문학 83
표명희 지음 / 창비 / 2018년 3월
평점 :
어느 날 난민은 청소년 소설같지 않다.
주제가 쉽게 드러나지 않고, 주인공도 청소년이 아닌 다양한 인간군상을 다루고 있기 때문.
뻔한 교훈도,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제시하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터전을 떠나 난민이 되고 싶을 정도의 아픔과 상처가 있다.
명예살인을 피해 난민의 지위를 얻고자 하는 거창한(?) 이유도 있지만 우연히 더부살이를 하며 난민 아닌 난민이 되기도 한다.
난민센터에 잠시 머물고 있지만 이렇게 저렇게 어울려 지내다보니 웃음이 나고 행복한 것도 같고.
난민이라고 해서 꼭 우울할 필요가 있겠냐며 자신의 꿈을 향해 매진하는 적극성을 드러내거나,
현재 상황에 적응하지 못해 폭력을 휘두를 때도 있다.
그러나.
눈 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했다기보다 문제 상황을 피해 난민의 지위를 얻으니 그들의 아픔과 상처는 고스란히 남는다.
난민센터에 모인 세계 각국의 난민과
유령도시라 불려도 손색없는 새로운 섬 도시에 사는 - 어느 날 보니 난민과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
의지하고 정들었던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차고
아픔과 상처때문에 뛰쳐나가려 했지만 다시 주저앉을 이유와 희망이 생기는 그곳.
정착을 꿈꾸지만 완전한 정착이란 없는 우리는.
어느 날 난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난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