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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대중의 사회 - 대중 여론으로 읽는 한국 정치
김헌태 지음 / 후마니타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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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계기는 후마니타스라는 출판사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어떤 기사에서 남재희 전 국회의원이 이 책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저자에게 미안하지만 책을 읽기 전까진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상태였다. 여론조사 분야에서 상당한 연륜과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로 보였기에 믿음을 가져보기로 했다.

책이 다루는건 대중 여론의 추이를 통하여 보는 노무현, 이명박 시기 한국 사회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노무현과 열린우리당,민주당 구 범여권 세력들이 왜 그렇게 많이 욕을 먹고 처참하게 몰락했었는지 잘 알 수가 있었다. 저자는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 비판적이지만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는 더 비판적이다. 그러나 2007 대선에서 당선되던 당시의 이명박에 대한 지지가 대중이 보수화 되서 속물,경제동물이 됐기 때문에 그랬던게 아니라는걸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그런 면도 없지는 않았다고 한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 또는 지탱을 바라고 대선,총선에서 이명박,한나라당에게 투표하기도 했으니까.

2003~2010년 기간에 시사나 정치,사회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개별 사건들은 전체적으로 다 아는 것들일테고 이해하기 쉬운 내용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매년 연도별로 일어났던 주요 사건, 쟁점, 이슈들을 꼼꼼하게 살피면서 한국 사회의 특징 또는 현상의 흐름들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지난 7,8년간의 우리 사회에 대한 분석을 짚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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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
브루스 커밍스 지음, 김동노 외 옮김 / 창비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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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도 높았지만 책이 재밌기도 엄청 재미있었다. 물론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해당될 것이지만. 

그의 주장이 모두 옳다는 것은 아닌데 보수 쪽에서 싫어할 주장(한국전쟁 관련)과 진보 쪽에서 싫어할 주장(일본이 조선에서 공업화를 한 것에 대한 인정,박정희의 산업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을 모두 담고 있을 정도로 치우치지 않게 건강하고 건전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책에서 시종일관 계속 서양이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오리엔탈리즘적 시각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며 그런 시각들을 교정할 것을 주문한다. 진정으로 한국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임을 느끼면서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나라를 사랑해 줘서 고마운게 아니라 동양 쪽 나라에 대해 그나마 이렇게 균형잡힌 시각을 가진 서양사람을 또 한명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 인상적이었던 내용,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

- 한국전쟁에 대해서 브루스 커밍스는 "전쟁을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를 중요시하기보다는 이 전쟁이 "대립하는 두 집단간의 내전"이었음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 다른 제국주의 국가들이 지배했던 어떤 식민지에도 그런 일은 없었는데 30년대 조선에서는 공업화로 대자본가 집단이 출현했다. 김연수,박흥식 등.. 

- 중일전쟁 발발 이후 관료사회에 진출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증가하였다
(이 점을 커밍스가 일제 통치의 긍정적인 면으로 서술했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잘 모르고 있었던 사실들이라는 말이다) 

- 공산당,좌익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그들의 항일,애국에 대한 것이었다. 그들이 엄청나게
희생하고 고생하는 것에 대하여 대중들은 미안한 감정,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 미국 본토의 국무부의 노선과 달리 존 하지의 미군정은 1945년의 시점부터 단독정부를 하고 싶어했다. 남과 북의 이질화에 크게 영향을 미쳤던 북한의 토지개혁은 1946년 2월에 있었는데 군대,경찰 등 권력기구를 먼저 창설한 것은 남한이었다고 한다. 하지는 ‘아시아의 패튼’이라고 할 정도로 전쟁터에서의 능력은 용장이었다
 

- 1945~50년 국공내전에 수많은 조선인들이 참전하였다. 북한이 미국과 잘 싸웠던 것에는 이러한 경험들도 컸다고 한다 

- 중공군 참전 이후 공산군 측이 승승장구한 것에는 북한의 기여도 상당했다
  중국공산당에서 항일을 했던 방호산, 만주 게릴라에서 김일성의 동료였던 김책이 아주 유능한 군사지도자였다. 특히 방호산은 진짜 군인.. 

- 미국은 폭격으로 북한을 X창냈다. 특히 댐 폭발은 완전히 만행이었다. 이것은 북한 지역의 농사를 불가능하게 만들어 대량아사를 낳았다 

- KCIA는 안 하는 것이 없다. 정보기관이 하는 일 말고도 관여하지 않는 것이 없어
   단순한 정보기관이라고 볼 수가 없는 수준이다 

- 외무부장관 김동조의 과거 

- 여운형, 김규식에 대해서 역시 나았던 정치인으로 묘사 

- 70년대 중화학 공업화는 관료들의 반대에도 불구, 박정희의 웅대한 포부로 밀어붙여졌다. 이는 80년대 이후의 번영에 기틀이 되었다 

- 80년대 초 남한의 체제위기 극복에 나카소네,레이건의 40억불 외채상환금도 많이 도움을 주었다 

- DRP(민주공화당)의 조직에는 일본 회사 자금 6,600만 달러가 들어갔다 

- 1997년 초 노동자들의 구조조정, 정리해고 반대 총파업으로 YS정부가 하려고 했던 것이
   벽에 막혔으나 불과 1년 뒤 IMF가 이것을 대신해서 성공한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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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민족운동연구 역비한국학연구총서 1
서중석 지음 / 역사비평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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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민족운동연구>는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 <조봉암과 1950년대>, <사진과그림으로보는 한국현대사>, <한국현대사 60년>, <대한민국선거이야기>, <이승만과 제1공화국> 등 한국 근현대사에 대해 뛰어난 역작들을 낸 서중석 교수의 책이다. 앞의 두 책은 심층적인 책들이고 뒤의 네 책은 개설서 수준의 책들인데 아쉽게도 나는 뒤의 네 권만 읽어 보았고 앞의 두 권은 읽어보지 못했다. 추후 읽어볼 생각이다. <한국현대민족운동연구>는 이보다 자세하게 다룰 수는 없다 할 정도로 1945~48년 기간에 있었던 정치세력들의 운동에 대하여 상세하고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었다. 남한에서의 운동들을 다루고 있고 북한 쪽은 다루지 않았다. 해방3년사,해방공간,해방정국,미군정기 등으로 불리는 이  시기의 역사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책이 아닌가 한다. 미군정 문서 자료, 그 당시의 모든 신문들 등 워낙에 광범위한 자료를 섭렵했고 모든 인물,사건을 빠짐없이 다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입문서보다는 이 시기의 역사에 대해 대충은 알고 있는 사람이 읽기에 적당한 책이 아닐까 한다. 

저자는 해방정국에서 좌익과 우익들이 왜 그런 식으로 움직였는지 그러한 노선,행태의 기원을 일제시대 그들의 활동에서 찾는다. 먼저 좌익쪽을 보자. 1928년에 코민테른은 조선의 공산주의자들에게 12월 테제라는 지령을 내렸다. 그런데 공산주의자들의 의식수준은 해방될 때까지도 성숙해지지 못하고 그 시점에서 그대로 정지해 버렸다. 12월테제란 1928년 코민테른 6차대회에서 비롯된 것인데 ‘계급 대 계급’ 노선을 내용으로 한다. 공산주의자들은 브루주아지는 물론이고 민족주의자,사회민주주의자들과도 연대하지 말고 다 타도하라는 소리이고 좌편향된 노선이다. 그래서 공산주의자들은 좌우합작체인 신간회를 깨고 나왔다. 이러한 좌편향 노선은 코민테른이 1935년에 열린 7차대회에서 인민전선 노선을 지령하면서 다시 우익들과도 연대하라는 쪽으로 바뀌었다. 중국,베트남 같은데의 공산주의자들은 이 노선을 수용할 수 있었고 유연하게 변모하였다. 비극적이게도 조선의 공산주의자들은 그러지 못했다. 일제 식민지 체제는 어떤 곳보다 통제가 심한 파시즘 군사독재 치하였고 탄압이 하도 극심해서 지하활동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인민전선 노선을 수용하지도 못했고 1928년의 12월 테제 수준에서 머물렀다는 것이다. 이것이 재건된 조선공산당의 8월테제로 이어진 것이고 미군정기 내내 타 정치세력에 대해 경직된 노선을 보였다는 것이다. 

중경임시정부,한국독립당(한독당)를 비롯한 우익들이 임정법통 고수를 완강하게 고집한 것도 중국 관내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시절에서부터 기원한다. 김구 중심의 임정 세력은 1930년대에 좌우합작 시도가 여러 번 있었을 때에도 혼자서만 참여를 거부하고 비협조적이었고 줄곧 임정 중심으로의 통합만을 주장했는데 이것이 국내에 들어와서도 이어진 것이다. 나는 이승만·한민당과 공산당 쪽에 대해서는 사전지식이 있어서 그들이 민족통일전선 운동에 비협조적일 것은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들에 대해서는 많이 실망을 하였다.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친 애국자들이고 존경받아 마땅한건 분명하지만 정권은 꼭 자기들이 쥐어야 한다는 건 좀 아니다 싶었다. 자기들만 독립운동을 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들 중에는 전근대적인 신분제 의식이 남아있던 사람도 많았고 대체적으로 완고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게다가 여러 독립운동 세력 중에서 자기들이 가장 윗 세대이니 새파랗게 젊은 것들에게 정권을 내주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고나서 좌익과 우익 모두의 배타적인 처신에 대해 많이 실망을 하였고(이승만,한민당에게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원래 그런 놈들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역시 이쯤 되어서 높게 평가하게 되는 것이 좌우합작파가 아닌가 한다. 책을 쓴 서중석 교수도 좌익,우익보다는 중간파에 대해서 역시 많이 공감을 하는 것 같았다. 중간파라면 여운형,김규식의 좌우합작운동파를 말한다. 분단을 막고 통일된 민족국가를 수립하려는데 노력한 사람들은 이 세력이었다. 이들은 해방정국 내내 일관되게 민족통일전선을 걸어왔다. 특히 여운형은 그 당시로는 보기 드물은 정치인이었는데 일제시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할 때도 국민당과 공산당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정도로 유연하였고 사상적으로도 기독교와 공산주의 모두에 심취해본 사람으로 기독교인들은 그를 기독교인으로 보았고 좌익들은 공산주의자로 보았다고 한다. 물론 이 때문에 반대파들은 좌우 양쪽 다 그를 엄청나게 비판하였지만 분명 그는 미군정,소군정 양쪽이 다 인정하면서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 당시에 좌익,우익이 양쪽에서 다 광분해대고 있었고 미국과 소련의 대립이 1947년 들어 본격화 되면서 냉전이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에 좌우합작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에 의하면 합작이 성공하지 못했을지라도 중간파가 유력한 정치세력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분명히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고 그들이 중간에서 완충역할을 했다면 이후 전개된 실제 역사와는 분명히 달랐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여운형 그가 살해 당하면서 사실상 종식되고 말았다. 민족사의 비극이다. 

그리고 책을 읽고나서 새로운 면모를 많이 알게 된 것은 김구에 대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승만은 자기가 대통령 되려고 정략적으로 반탁운동을 하였고 김구는 순수한 애국심에서 정의로운 반탁운동을 하였다고 알고 있는데 꼭 그런건 아니라는 것이다. 해방정국에서 이승만과 김구는 같은 편이었고 동일한 노선을 걸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둘은 오십보 백보가 아닌가 싶었다. 이승만 뿐만이 아니라 김구 또한 친일파 청산,토지개혁이라는 필수적인 민족적 과제에 대해서 적극적이지 않았다. 요새 우익에서는 김구가 10만원권 지폐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한다. 남한정부 수립에 반대했고 심지어는 빨갱이였다고 그 당시와 동일한 주장들을 하면서 말이다. 참 의아한게 내 생각에는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이승만과 함께 누구보다 공헌한 사람이 그인데 오히려 우익들이 이승만과 동격으로 국부로 추대해야 되는 것이 맞는게 아닌가 싶었다. 김구가 김규식과 함께 남북협상 하러 북한으로 올라간게 48년 4월인데 그는 남한 단독정부 수립이 확실해져 있는 47년 12월까지도 이승만과 같은 편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가 중간파로 옮겨온 것은 한민당 당수 장덕수 살해 사건을 조종한 것으로 지목받으면서 미군정에까지 끌려가 모욕적으로 취조까지 받았는데 여기서 이승만이 거의 한민당 편을 들으니 둘의 사이가 악화되어서 그런 것이라고 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김구를 민족통일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 생각에는 김구보다는 김규식을 떠받드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김구는 다 알아도 김규식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 그런 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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