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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억 번째 여름 (양장) 소설Y
청예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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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모르는 것처럼 힘차게 도약하는 아이들을 보며 그 미워할 수 없는 무모함을 응원하게 된다. 이 아이들이 앞으로도 지켜나가고 싶을 무언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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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쑤기미 - 멸종을 사고 팝니다
네드 보먼 지음, 최세진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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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물의 멸종을 내 손으로 좌지우지 하는 세상”


* 이 리뷰는 출판사 황금가지에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 책의 세계관은 기후 변화로 인해 인간의 의식주는 타격을 입고, 동물들은 멸종한다. 인간이 매일 태어나는 것만큼이나 매일 최소한의 종들이 그와 비례하게 멸종됐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무엇에 우선을 둘 것인가. 그들은 고민 끝에 지적인 종을 잃는 것이 가장 중대한 손실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사람들은 자유 시장적 해결책이 가장 공정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즉, ’멸종 크레딧‘ 이라는 제도를 도입하여 멸종시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크레딧을 통해 멸종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동물의 존속 여부가 사실상 인간의 추악하고 이기적인 마음으로 결정되는 것에 반발하는 이는 없었다.


멸종 크레딧의 사용방법은 다음과 같다. 지구상에서 멸종 시키고 싶은 종이 있다면 한 개의 멸종 크레딧을 제출한다. 다만 동물 인지 능력 전문가가 지능이 있다고 말한 종은 한 개가 아닌 무려 열 세개의 멸종 크레딧을 제출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되겠는가? 답은 뻔했다.


세계멸종위원회는 매년 일정한 수의 멸종 크레딧은 무상으로 배분하고, 나머지는 경매로 사고 팔 수 있도록 했지만 그들의 최종목표는 공급을 줄이고 시장 가격이 구매할 수 없을정도로 치솟으면 사람들이 크레딧을 사는 대신 멸종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결과적으론 실패했다.


바이오뱅크 건이 ‘멸종’에 대한 정의를 급진적으로 바꾸려고 시도했다. 어떤 종이 지구상에 살아 있는 개체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더라도, 소위 ‘복합 보존’의 대상이 되는 한 멸종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바이러스로 인해 데이터가 모조리 삭제되는 일을 겪는다.


세계멸종위원회는 매년 일정 갯수의 크레딧을 무상배분하고, 나머지는 경매로 부쳐 살 수 있도록 했다. 세계멸종위원회가 원한 건 공급갯수를 줄이면 시장가가 오를테니 사람들이 동물을 멸종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사람들은 차액으로 자신의 배를 채우기에만 급급했다. 


사람들은 파괴에 거리낌이 없었다. 누군가는 막아야 했고, 주인공인 카린은 그 상대가 동물이 되길 원했다. 인간이 대가를 치르려면 멸종 위기에 몰린 종, 멸종에 몰린 자신의 처지를 실제로 이해하는 종, 복수를 원하는 종을 찾아야 했고, 그것에 모두 부합하는 종이 바로 독쑤기미라는 물고기였다.


카린은 동물이 인간을 한번쯤은 이기길 바랐고, 핼야드는 회사 몰래 회사 지분의 크레딧을 몰래 사용하고 있던 이상 카린이 독쑤기미를 지능이 있는 종으로 인정하여 열 세개의 크레딧을 사용하게 둘 수 없었다. 결국 카린과 핼야드는 독쑤기미를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다. 정반대의 목적을 가진 채로.


멸종 크레딧이라는 제도가 도입된 것에는 인간이 동물보다 낫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에 가능했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자본만으로 동물의 멸종의 존속여부가 달리는 상황에서 그들이 과연 동물보다 ‘지적이고’ ‘나은 생물’인가 물어본다면 그건 결코 아닐 것이다.


기후 변화는 더 이상 우리가 외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책은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우리가 이 상황에서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모두가 조금은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이 이상 자연이 심하게 훼손되는 속도는 조금은 늦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자신이 이 지구상에서 가장 지적이고 합리적인 동물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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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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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이 책의 서두로는 이 책을 읽고 있는 시점으로부터 5년 뒤의 이야기라는 다소 파격적이고 신선한 짧은 문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서두로부터 나는 이 책이 장르는 SF의 색채를 가진 다큐멘터리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리스 키메러 교수가 말하는 <변신 프로젝트>의 진행 계기와 그 과정들은 광적인 집착마저 엿보여 타인들에게는 혐오어린 시선을 받거나, 심지어는 연구샘플을 없애버리려는 사람까지 생긴다. 


하지만 알리스 교수가 말하는 프로젝트가 허무맹랑한 이야기냐 하면 그건 아니다. 지구는 유한하고, 그 유한한 삶에서 인류는 어떤 방식을 택해야 하는가가 <변신 프로젝트>의 시작이 되었다. 인류는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먼 옛날에는 우리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있었고, 그 전에도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하기 전에도 수많은 종이 있었다. 그러니까 결국, 알리스가 하고 싶었던 말은 우리가 지금의 인간으로 진화한 것 또한 그 전의 조상들이 변화하는 환경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고, 앞으로 살아갈 인류를 위해 진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알리스는 ISS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만난 시몽과 함께 혼종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하고, 에어리얼, 디거, 노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이 이름의 앞글자를 따면 ADN이 되는데 프랑스에서는 어순이 바뀌어 DNA가 아닌 ADN이 된다고 하니, DNA와 혼종의 이름들의 조합이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혼종들은 인간들 틈에 섞여 살아가게 된다. 부모격인 알리스와 시몽은 그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며, 그들이 종종 하는 말과 행동을 통해 그들의 실험의 목적을 재상기한다. 혼종이기에 가질 수 있는 가치관과 신념, 그리고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가치관과 신념들이 이야기 전반적으로 부딪히게 되는데, 책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백과사전> 부분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작중 세계관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작중 인물들이 하는 대사가 독자들에게 간혹 불편한 기분을 느끼게 하기도 하는데, 그건 인물들이 부도덕적인 행동을 해서가 아닌, 우리가 생각하려 하지 않고, 외면해왔던 것들을 작중 인물들의 입을 통해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인류진화의 상징이 된 혼종들과 인류의 대립을 통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말하는 5년 후 인류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알리스가 말하는 <변신 프로젝트>란 결국, 인류의 진화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의 변화와 확장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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