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눈도깨비가 나타났다!
카렌 보몽 지음, 서남희 옮김, 아리안 듀이.호세 아루에고 그림 / 책그릇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잔뜩 겁에 질린 동물들이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다.

그런데 동물들의 시선이 하나같이 뒤를 향해 있다.

뭔가 아주 무서운 것이 쫓아오기라도 하는듯 허둥지둥 도망가기에 여념이 없다.

<빨간눈 도깨비가 나타났다> 이 책은 이렇게 표지만으로도 그림책 속의 내용이 어떨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사건의 시작은 나뭇잎이 잔뜩 쌓여있는 웅덩이에 어떤 동물이 뛰어들면서부터다.

온통 낙엽같은 오물을 뒤집어쓰고 보이는 건 오직 빨간 두 눈뿐!


그런데 그 광경을 목격한 것이 하필이면 겁많고 성격급한 오리와 거위였다.

간이 콩알만해진 오리와 거위는 급기야 호들갑을 떨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돼지에게 “빨간눈 도깨비가 나타났다. 얼른 도망가”하고 소리친다.


그때부터 도망가는 동물들이 돼지->강아지->소->염소->양->쥐->병아리->닭->고양이 한 마리씩 합류한다.

또 상황은 나타났다->쫓아온다->잡아먹으면 어떡해 이렇게 상황은 점점 심각해진다.


헛간까지 도착했을때 한 두방울 내리던 비는 언덕을 올라가 집 안으로 들어갈즈음

더 세차게 내리면서 사태는 크라이막스로 치닫는다.


겁을 집어 먹은 동물이 한꺼번에 창문으로 들이닥치면서 커텐이 양 옆으로 제껴져서 펄럭이는데

그 모양이 긴박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뒤이어 번개가 한번 내리침과 동시에 빨간눈 도깨비가 창문으로 들어오는데....


이런 내용들이 가로로 긴 판형으로 제작되어서

우왕좌왕 정신없이 도망가는 동물들의 모습이 과장되거나 왜곡되지 않고 잘 표현되어 있다.


이 그림책은 돼지나 강아지, 소, 염소, 양, 쥐, 병아리 등 동물들의 의성어를 알게 되는 점을 보면

3세 전후의 유아들에게 적당하다.

하지만 그 이후 6,7세 정도의 아이에게도 또다른 재미를 준다.

실제로 올해 8살이 된 조카는 그림책 앞부분에 살짝 보여진 하얀발과 빨간눈,

이 두가지 힌트만으로 빨간눈 도깨비의 정체가 토끼란 걸 알아챘다.

그 다음부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아유, 그것도 모르냐, 토끼잖아, 토끼...” 이렇게 한껏 으스댄다.

남들은 아무도 모르는 걸 자기만 아는 것처럼...


* 이 책의 의문점 하나.

언덕위의 집에 도착한 동물들이 왜 문이 아닌 이층창으로 들어갔을까?

바로 문이 잠겨서다. 문 앞에 웅크리고 있던 고양이가 손짓으로 위를 가리키자

덩치가 제일 큰 소가 엎드리고 그 위로 동물들이 한 마리씩 올라탄다.


* 의문점 둘.

그렇다면 제일 아래에 있던 소는 어떻게 이층창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을까? 토끼는???

너무 자세한 것까지 설명하고 알려고 하면 그림책 보는 재미가 떨어지는 법이니 이제 그만!!

때론 아는 게 병이라고 하잖은가.


* 속표지도 꼭 눈여겨보자.

앞뒤의 속표지를 보면 그림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이 줄줄이 그려져 있는데

상하좌우 완벽하게 규칙적으로 줄을 지어 서있다.

6,7세 정도의 아이에게 아무 동물이나 손으로 가린 다음

그 자리에 어떤 동물이 올 차례인지 알아맞히는 놀이를 해보자.

생각보다 재밌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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