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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메로스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욱송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3년 9월
평점 :
이 작품집은 개인의 자전적형태도 있고, 자기가 화자가 아닌, 이른바 작가의 상상력이 구동된 소설적형태를 갖춘 것도 있다. 이것은 극히 당연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이 작가의 소설중에는 자전적형태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자전적 형태에서 훨씬 작가의 생각이 잘드러나기 때문이다. 일부러 꾸며낸 형태에선 그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유다의 고백'이란 작품이 재밌긴 하지만 도무지 이 사람이 제정신을 가진 사람으론 여겨지지 않는데, "색다른 유다"라는 해석은 어디서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할 정도로 재밌지만 '요설체'라 불리는 일관되지 않음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것이 작가의 개성이구나, 라는 생각은 소설집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나도 그것을 느꼈기 때문에 이 책을 산 것이지만 말이다. 후회가 있을락말락한 책이었다. 딱 중간치에 있는 책...'유다의 고백'은 모 출판사의 책과 겹치지만 다시 읽어도 재미있다. '달려라 메로스'는 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이미지를 벗어나는 시도를 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