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소년
지미 지음, 이민아 옮김 / 청미래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은 시종 짧은 글로 일관한다. 그러나 별로 가벼운 느낌은 아니고, 진중하다.

행복에 대한 담론 같았다.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림 하나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글 한 줄에 생각이 굉장히 많다.

"눈 앞에 있던 것이 더는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것인가?"로 연결된다.
결국 행복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세상에 남아있던 달은 남김없이 사라졌다. 우리는
과연 나에게 있던 것이 사라지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엄청나게 짜증을 내다 결국에는 대체물로 막다가 결국에는 싫증을 낸다.

달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사람들 서로가 삭막해졌다는 것을 안다.
장인 정신을 중심으로 살다가 장삿속 중심으로 바뀐 것처럼.
한데, 왜 그럴까?
한국인이 빨리빨리 한다, 라기 보다는, 다 아는 모던타임스라는 영화를 떠올리고 싶다.
너무나 빨리 한 나머지 민망한 짓거리까지 하는 찰리 채플린. 결국은 병원행을 갔던 것도 같은데..
자본주의는 어떤 때는 굉장히 야만적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된 것이 너무 이익 중심으로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예를 들어보자. 마케팅이란 것도 사람간의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상업인들이 진정 휴머니즘으로 마케팅을 하는가?
그런 사람들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 사람이 없어서 물건이 안팔리거나, 우리에게 나쁜 소문을 내면 안좋기 때문에 그렇게 친절하게 하는 것 뿐이다.

결국, 정말 성심을 다하지 않은, 혹은 눈에 띌 정도로 하지 않은 마케팅이면 가짜 달인 덤핑을 이기지 못한다.  

그런 것들은 유지가 무척 힘들다.
결국 버려진 달처럼 싫증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교장선생님은 달빛따위는 필요없다고 말하지만,
그도 이미 살아갈 힘이 모자란 사람이다.
싸게싸게! 빨리빨리! 많이많이!
도대체 그것들 사이에 해답이 있는가?

휴머니즘에 의한 행복을 순수하게 지키려는 사람은 이미 그 행복을 들여놓을 수가 없다. 이 책에서와 같이 너무 크다. 너무나 세상과의 괴리감과 통증이 너무 크다.
이 세상 밖에서의 고요한 행복. 그러나 이 세상안에서는 불가능하다.
U-Topia가 이상세계이기도 하지만 이 세상에서 불가능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든 억지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기도 한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나마 행복한 우리들.
U-Topia를 이루어나갈 수 있다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면 우리는 미쳐버렸을것이다.

그림책은 잘 안보는데,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사면서 보게 되었다. 짧은 글의 그림책에도 이런 깊이를 담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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