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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전쟁
히다카 요시키 지음, 이정환 옮김 / 풀빛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북한 핵문제에 관한 책을 살펴보다가 우연히 읽게된, 미국에 사는 NHK 특파원 출신 일본 언론인이 쓴 한반도 주변 정세에 관한 책이다. 몹시 낯선 관점에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한번쯤 참조해 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라크 전을 제4차 세계대전의 서막으로, 다음 제2막은 북한 김정일에 대한 미국의 공격, 그리고 마침내 중국과 미국의 대결로 치달은 후 그 전쟁이 막을 내릴 것으로 보며, 그 시기가 대략 2025년 경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 소련과 미국의 냉전이 제3차 세계대전이며, 그것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면서 막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평소 신문과 방송의 뉴스를 따라가면서는 알 수 없었던 여러가지 사실을 알게되었고, 결과적으로 좀 더 상세하게 그것들을 살펴보아야겠다는 강한 욕구를 느꼈다.  

  우선 이라크 전이 시작할 때 독일과 프랑스가 왜 반대했는지 의문이 풀렸고, 20세기에 들어와서 중동의 지도가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를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그리고, 북한을 미국이 공격하고 주한미군이 점령을 하게 될 경우, 한국군은 북한 내부로 진격할 수 없을 것이며, 미군이 꽤 오랜 세월에 걸쳐 주둔하면서 북한에 안정된 정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말에는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거짓말 같아서가 아니라, 슬프게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이다...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서,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한 미국의 트라이던트 잠수함이 동차이나해에서 중국의 주요 도시에 목을 겨누고 있다는 얘기도 놀라웠으며, 어제 뉴스에서 본 중-러 합동 군사작전이 미국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궁금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유럽의 얘기 가운데에선, '아프리칸 무슬림'이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피레네 산맥을 넘어서 유럽 전역으로 퍼져 들어가, 프랑스에서만 인구의 13%이상이 이슬람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되었다. 운동 경기에서 유럽 국가들의 대표선수 가운데 흑인이 꽤 있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아울러 브레튼우즈 협정에 근거하여 2차 대전 후 세계의 기축통화로서 자리잡은 달러체제가 이제는 사실상 막을 내렸지만, 미국이 아직 정치력으로 그것을 끌고 가고 있으며 일본에 대한 금융자유화 요구 등의 배경이 그것과 관계있다는 얘기는 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강한 국가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 등을.... 

  마지막으로, 최근 베이징 6자회담에서 일본 대표가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보고 그 배경이 궁금했는데, 저자가 일본 정부에게 '싸움에 대한 자세와 정열'의 회복을 요구하는 대목에서 그 의문이 풀렸다. 일본인들은 변화하는 국제 사회를 의식하면서 자국의 장래 이익을 염두에 두며 행동하는 것이었구나...

  전반적으로 이 책은 '깊이' 보다는 '관점' 측면에서 의미를 더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우리가 익숙한 것과는 사뭇 다른 '남의 관점'이 가져다 주는 그 낯선 이질감이, 때때로 객관적이고 냉정한 '나의 관점' 확립을 위해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이후에 쓴 '미국은 북한을 핵 폭격한다'는 책과 함께 낯섦을 느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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