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정 : 작은거인 등소평 범우사상신서 41
헤리슨 E. 솔즈베리 지음, 정성호 옮김 / 범우사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대장정

   처음 책을 손에 잡고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꽤 긴 기간에 걸쳐 모두 읽었다.

  저자는 에드가 스노우의 책을 읽고 처음으로 大長征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중국 여기저기에 생존해 있는 당시 참가자들의 생생한 증언들을 모아서, 그리고 그 대장정의 길을 그대로 다시 따라가며 본인이 보고 느낀 것을 담아서, 1934~35년 그 때의 그 일을 이 책에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청나라 말기 아편전쟁에서부터 고통스럽게 몰락해 간 중국에, 이 대장정이 있었기에 중국인의 의식에도 변화가 생겼고 또 그것은 수세기 동안 볼 수 없었던 놀라운 단결과 정신의 高揚을 가져와, 마침내 100년 만에  통일된 국가가 다시 설 수 있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나에겐 이 책을 따라가며 느껴지는 중국 특유의 힘이 무엇보다도 강하게 다가왔다.

  처음부터 잘 짜여진 조직이나 세부 이동 계획도 없이 시작되는 그들의 대장정 출발을 보며, 또 '쭌이 회의'를 거치면서 모택동이 실세의 지도자로 자리잡는 과정을 보며, 金沙江, 大渡河와 大雪山을 넘으며 사투를 벌이는 그들의 행군을 보며, 그리고 나중에 장국도와 모택동의 갈등으로 군대가 둘로 나누어지지만 다시 모이게 되고 대장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것을 보며, 그것을 이루어 내는 중국인 그들의 어떤 냉정하고 우직한 집념과 무서운 힘을 느끼게 된다.    

  또 이 책에선 나중에 중국 공산정권에서 주요 역할을 맡게 되는 여러 인물들의 당시 모습을 참가자들의 증언을 통해 많이 만나게 된다.  

  모택동을 비롯하여, 주은래, 주덕, 임표, 팽덕회, 진의, 유소기, 유백승, 등소평, 이부춘, 섭영진, 하룡, 이선념 이런 인물들의 면면이 보인다. 그리고 특기할 만한 것으론 이 대장정에 참가했던 여성들에 관한 모습들이 있다. 모의 아내 하자진, 주덕의 아내 강극청을 비롯한 여러 여성들의 고투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돌아온 볼세비키 집단의 주도적 인물 박고와 코민테른 특사인 오토 브라운의 모습도 보이고, 뒤에 가선 장국도의 모습이 나온다.    

  약 8만 6,000명의 남녀 병사가 출발하여 1년 뒤 불과 4,000명이 남게 되기까지 총 25,000里의 길을 행군하는 紅軍이 그 대장정에서 보이는 군대로서의 모습도 인상깊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열악하고 극한적 상황에서도 軍紀를 유지해 나가려 애쓰는 그 모습 속에,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지금의 중국을 움직이는 그들 특유의 어떤 규율과 질서의 힘이 숨어있을 듯 싶었다.  

  범우사에서 낸 책 답게 꼼꼼한 번역에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副題로서 달려있는 '작은 거인 등소평'이란 말은 사실 이 책의 내용과는 큰 상관 관계가 없어 보인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는 퓰리처 상 수상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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