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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무대를 세계로 옮겨라
안석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以人爲本 Nokia"
4,5년 전 홍콩 위성TV를 시청할 때 자주 들어 인상깊었던 광고 문구였다. 인간을 중심(근본)으로 한 노키아...그 광고 담당자가 한국 사람이고 또 그가 쓴 글을 읽을거란 걸 누가 알았겠나?
책을 읽기전에 가졌던 선입관은 하나둘씩 사라졌다. 재벌2세거나 열렬한 페미니스트가 아닐까? 한국의 무서운 "아줌마"란 생각에서 뛰어난 "여성", 나아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세계인"으로...
IMF로 실직을 한 후 한국이란 작은 무대에서만 살던 이들은 대부분 좌절하고 우왕좌왕했지만 그녀는 달랐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활동 무대를 찾아 나섰고 생소한 분야임에도 노력해서 자리매김했다.
"세계를 향해 나가는 데는 특별한 지식과 노하우를 갖추기에 앞서 열린 사고와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며 넓고 멀리 볼 줄 아는 사람만이 세계 속에서 당당히 설 수 있다." (P150)
열린 마음, 열린 생각, 열린 사고...늘 가져야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보며 나중에 다음에를 중얼대곤 했었다. 자기계발 프로그램에서 배웠던 "SWOT" 분석법을 실제로 내 자신에게 좀 더 자세하게 가혹하게 객관적으로 써먹어야 겠다는 자극제가 됐다. 노키아나 모토로라 두 글로벌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는 설 곳을 잃은지 오래여서 그녀의 성공담을 모두 공감하기는 힘들었다.
책 첫머리와 지난 업적을 거론할 때 구체적인 연도를 밝히지 않아 답답했다. 힐튼호텔이 언제 한국에 들어섰는지 애써 검색을 해봐야만 하는건가? 아줌마용 잡지 형태로 보일 수 있겠지만 글쓴이가 대학 때 무슨 전공을 했는지 사회 생활을 전혀 하지 않고 바로 결혼을 한건지 부군께서는 대체 어떤 일을 하시길래 외조를 잘해주셨는지 등등 왠지 궁금하다.
글쓴이의 프로정신에는 어울리지 않는 편집의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각 장의 중요한 부분을 녹색으로 표기한것도 아쉬웠다. 본인은 색을 분별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지만 혹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는 무의미한 작업이었다.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녹색처리 글자체가 다른 부분보다 크기가 크다는 것도 분별하기 힘들었다.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예쁜 한글 글자체가 많은 걸로 아는데...
쉼표의 남용은 글 읽는 이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 혹시 글쓴이가 그렇게 썼더라도 정정할 부분은 "정중히" 밝히고 손을 봤어야 했다.
굳이 "국회의원"의 추천사를 책머리에 끼워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에필로그까지 읽은 후 안석화 그녀는 기나 긴 장거리 달리기 혹은 여행의 달인이고 아직도 그녀는 달리고, 여행 중이란 생각을 했건만 웬 "시속200Km"라고했는지 높은 분의 의지를 알 길이 없다. 게다가 뉴스에서나 국정에서도 추천사처럼 고운말만 하셨다면 반가울 수도 있었겠지만 그와 정반대였다. 오히려 세계로 무대를 옮기라는 뜻으로 세계 지도를 집어넣든가 글쓴이가 활동한 국가의 지도가 들어갔다면 더 보기 좋았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