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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이정하 지음 / 고려문화사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선물이란 모름지기 받는 이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하고, 쓸모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더불어 특별한 의까지 부여하고자 한다면 일회성을 지니지 않은 것이면 더욱 좋겠지요. 제가 생각하는 그런 선물 중 하나가 바로 '책'입니다. 그러자면 선물 고르는 안목부터 익혀야 하는데 그 최고의 방법은 물론 책을 열심히 많이 읽는 것이겠지요?^^ 저 또한 그 방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 중인데요. 그 와중 얻게 된 소중한 선물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첫번째, 이정하님의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당신의 삶이 단조롭고 건조한 이유는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우리를 반기는 인사말입니다.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문에 새겨진 이 글귀부터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우선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섯 가지의 테마 여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정하님의 글은 따뜻하고 가깝습니다. 그의 글을 일고 있노라면 마치 내 이야기 마냥 가슴 깊이 와닿곤 합니다. 아마도 그의 글이 진실하기 때문에 그리고 쉽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몇년전 봄, 이정하라는 작가 이름에 끌려서 또...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이라는 책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샀습니다.
이 책을 처음 보는 순간! 너무나도 기쁘고 좋았습니다. 글을 읽지 않고 책을 넘겨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흡족했습니다. 내 돈 주고 산책인데, 왜 그리 선물을 받은듯한 느낌이 들던지요...
며칠을 그림만 보다가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 나른한 점심 시간에 사무실에서 조금씩... 퇴근 후.. 남아 조금씩...
급한 성미 덕에 한 번 잡은 책은 끝을 보고야 마는 저인지라, 이틀 만에 결국 다 읽어 버렸지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려고 하는 분이 계시다면 이런 글 읽기는 만류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그냥 두고두고 읽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게 순식간에 다 읽어 버리고 나니 뭔가 허전하고 그렇더군요. 그래서 아예 마음 잡고 그냥 머리가 복잡하거나 할 때 쉬엄쉬엄 다시 읽곤 했습니다. 사무실 책장에 꽂아두고 말이지요. 글도 좋고 그림도 좋고..
뭐 하나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이정하의 대부분의 글이 그러하듯이 잔잔하게 여운을 남기는 하나하나의 문장들...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이 문장들을 새기려고 연습장에 긁적여 보기도 하고.. 친구에게 적어 보내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고 다시 돌아오는 이 봄. 저는 다시 책장에서 이 책을 조심스레 꺼내어 봅니다. 또 읽기 시작해야 겠지요? 내 방 책장에 있는 이 책을 오늘 사무실 책상에 다시 꽂습니다.
책에서 향기가 난다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이 책에서 향기를 맡습니다. 딱 꼬집어 표현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향기가 납니다.
제가 두고두고 읽는 또 한 권의 책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라는 시집이 있었습니다. 그 시집을 대할때면 늘 눈물 바람이었습니다. 이건 내 이야기야 ... 이 사람도 실제 이런 일을 겪었을까?...온갖 궁상을 다 떨면서도 멈출수가 없던 그 책을 이별의 선물로 그에게 주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만남의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두고두고 읽으며 그 의미를 새기며 삶에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책이기 때문이지요. 읽고 있노라면 저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따스함과 사랑 느낌, 희망.. 뭐 그런것들이 좋습니다. 시작의 계절 이 봄. 나를 위해 혹은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말 정말 좋은 선물!
쉽게 읽혀지면서 많은 의미를 주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너무너무 예쁜 책입니다. 보통 겉 모습이 화려하면 속이 부실한데, 이 책은 겉과 속이 꽉 차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