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이 답이다 - 한일협정 50년, 실종된 한일관계
허남정 지음 / 씽크스마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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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물의 이야기를 여러 증언자들과 다양한 매체에 소개된 기사 등을 모아 정리한다는 것, 꽤 광범위하고 막연하게 느껴지는데 그렇게 모아 정리된 책이 있다. 저자는 박태준 회장이 설립한 (사)한일경제협회에서 27년간 근무한 바 있고, 박태준 리더십으로 2013년 8월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한다. 생전 박태준 회장의 측근이었거나 업무를 함께 한 것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했던 이들의 증언이 바탕을 이룬다.

 

눈에 띄는 것은 그저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 발전해 온 역사와 함께 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일본에서 학교를 나오고 일본어가 유창했던 박 회장은 일본 인맥이 많았다. 그 내용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일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메이지 시대 하급 무사들의 활약을 높이 샀던 박 회장의 평소 이야기, 청렴이 몸에 배었던 것 등을 바탕으로 저자는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과 연결시킨다. 실용주의자인 사무라이의 이야기 부분에서는 일본 문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글로벌 시대라는 말이 식상하게 느껴지는 요즘, 일본뿐만 아니라 타국과 협력하여 더 전진하고자 한다면 박태준 회장의 교섭방법이 큰 힌트가 될 것이다. 박태준 회장이 일본과 협력하여 일을 진행할 때, 크게 도움이 된 것으로 저자는 일본인들도 감탄할 정도의 유창한 일본어를 구사 능력, 일본의 엘리트 과정을 밟으며 체험하였던 경험, 일본을 이해하고자 계속 노력하였던 점 등을 꼽았다. 타 문화를 이해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 그 나라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 등은 타국과 상생하기 위한다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젊은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표현 방식에서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다. ‘일본의 고급문화와 언어로 40세에 포항제철의 최고 경영자를 맡아 일본의 협력을 이끌어내 포항제철을 성공시키며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초를 닦았다’라는 부분에서 ‘일본의 고급문화’가 나오는데 이는 다른 부분에서도 되풀이된다. ‘고급 문화’라는 표현은 ‘저급(?)문화’ 대응되는지 모르겠으나, 문화를 이렇게 나누는 것에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의도는 박태준 회장이 일본에서 엘리트가 다니는 명문학교로 불리는 코스를 밟은 것에서 이런 설명을 한 것으로 이해하기는 했다. 하지만 마치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면 고급 문화를 체득하지 않았다고 봐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본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았다면 고급 문화가 아닌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엘리트 계층의 문화’ 또는 ‘상류 계층의 문화’로 고쳐서 이해해도 맞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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