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각과의 만남 - 사유의 스승이 된 철학자들의 이야기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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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면 부모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삶의 의미이자 낙이 자녀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어떨까? 무엇에 삶의 의미를 두어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한번 씩 고요가 찾아올 때마다 함께 찾아오는 손님이다. 친구들과 만났을 때 이런 생각을 꺼내고 싶어도 각자 안고 있는 짐들이 다양해서 현실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 같은 이런 물음을 입 밖에 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구나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중 하나일 것이다.

 

 

20세기 위대한 지성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격변의 20세기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전체가 휘말렸던 시대이다. 철학자이자 사회에서 존경받는 지성인이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는 것에 눈을 감고 입을 닫는 것, 급기야는 동조하는 입장에 서는 것에 대해 격분한 젊은 철학자도 있었다. 그렇다면 철학자란 무엇인가?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의 시각은 다음과 같다.

 

 

철학자들은 언제나 우리의 오류와 우리의 막다른 골목과 우리의 공포까지도 이해하려고 한다. 그 어떤 고립무원 속에서도, 그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철학은 알고자 하는 욕망을 멈추지 않는다. p13

 

 

원제목이 ‘사유의 스승들’이라고 한다. 바로 옆에 이런 스승이 있으면 참 좋겠지만, 물론 실제 있다고 해도 나 같은 사람을 만나줄 시간은 없으려나? 아무튼 책으로라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다행이다.

 

 

이 책은 20명의 위대한 지성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사상 뿐 아니라 연애 등의 인간적인 이야기까지 접할 수 있어서 중간중간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친근감이 느껴졌다. 관심 있는 주제를 만났다면 각 인물 이야기의 마지막 쪽에 실은 추천도서 목록의 도움을 얻어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을 읽고 도서관에 가서 꽂힌 책들을 둘러보니 그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책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얄팍하지만 배경지식이라는 것이 이래서 중요한가보다. 

 

 

20세기 사유의 스승들의 전체적인 지도를 그리고 중심 생각들을 접할 수 있어, 유익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초보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 책을 쓴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하는 쪽으로 생각이 향했다.

 

 

아무리 복잡한 사상이라도, 베르그송의 말처럼 ‘만인의 언어로’ 풀어내야 한다는 요구사항은 현대 철학과 절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중략) 나는 내 평생에 걸쳐, 내 시간의 일부를 이러한 전달 및 확산과 교육 작업에 할애했다. 지식인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자기만의 사고와 다른 사람의 사고, 그리고 역사를 가로지르는 쟁점과 맥락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14

 

 

가볍게 넘겨들을 수 없는 강렬한 메시지다.

 

 

삶에 대해, 세상에 대해 자유, 진리, 정의, 인간다움 등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사유의 스승들과의 만남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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