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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에 귀 기울여
이문정 외 지음 / 은은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무의미하게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다. 눈을 뜨자마자 황급히 손이 가는 곳은 시간을 알 수 있는 핸드폰. 어쩌다 늦잠이라도
잔 날이면 부리나케 집을 나서기가 바쁘다. 일은 항상 ‘밀물’만 있는 것인지, 끝내고 나면 또 다른 일이 밀려와 숨을 죄기도 한다. 그렇게 해가
지고 하루가 저문다. 집에 오면 또 무언가를 보느라 내 ‘생각’이 존재할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어쩌다 일기장을 들춰보면 그 사이 한 두 달이
훌쩍 지나가 있다. 여백만이 휑하다.
생각해보면 이런 생활은 십대 때도 그랬다. 당장 직면한 상황 안에서 분주하게 살아가기가 바빴을 뿐, 내가 처한 환경을
생각해보거나 나 자신을 돌아보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이런 습관은 사실 지금도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십대 때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다면 들려주고 싶다. 수능 시험이 끝나고 해마다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식은 전국 이곳저곳에서 자살한 수험생들의 이야기다. 사실 돌아보면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시점보다, 대학 졸업을 앞둔 시점이 더 힘들었던 것 같은데, 그리고 사실 그 때보다도 오늘이 더 힘겨운 것 같은데. 그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나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낄 때가 아닌가 싶다.
키가 자랄 때 성장통을 겪듯이 어엿한 어른이 되기 위해 겪게 되는 성장통. 꿈이 있어 좌절을 겪고, 또는 나만의 꿈을
찾기 위해 좌절을 맛보고 힘들어 하는 나와 우리 손에 쥐어주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은은북스 제2회 공모전 입상작 7편을 묶은 것으로,
7명의 작가가 쓴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멍 때렸던 과거처럼(아니 사실 나는 지금도) 그런 삶을 살았고 아쉬워하며 들려주는 작가의 이야기,
7년 동안 1,000여권의 책을 읽고 ‘독서’의 힘을 몸소 체험한 이야기, 조금 더 일찍 진로에 대해 고민하였으면 하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 농촌 마을 입성기, 직장인에서 동화작가로 전직한 이야기 등 다양한 삶과 이야기가 있다. 나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당당하고
자신 있는 삶을 꿈꾸는 10~30대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