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일본어 없습니다
최은준 지음 / 넥서스Japanese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 혼자 생각해보았다. 낯선 소리의 조합이 뚜렷한 의미를 가지고 내게 다가올 때, 그 소리의 울림이 아름답고 신선하게 느껴질 때, 이렇게 말하면 될 줄 알았는데 전혀 뜻이 통하지 않는다거나 생각지도 못한 다른 뜻을 품고 있을 때. 즐겁기도 하지만 난처할 때도 있다.

 

“저기요, 남대문이 열렸는데요.”

이런 경우 일본어로는 ‘사회의 창문이 열려있다’고 한다고 한다.

 

‘파리 날리다’는 ‘뻐꾸기가 운다’(뻐꾸기 울음소리가 서글프기 때문에), ‘장롱면허’는 ‘종이 드라이버’. 이 정도는 그나마 괜찮다.

 

일본어로 매일 저녁 운동하는 ‘헬스’, 화장품인 ‘스킨’을 외래어인줄 알고 그대로 발음했다가는 이런 낭패를 맛볼 수 있었다. ‘헬스’는 풍속(風俗)산업 중 하나로 남성들이 가는 곳, ‘스킨’은 피부를 뜻하기도 하고 ‘콘돔’을 의미하기도 했다. 자연스러운 일본어로 바꾼다면, ‘헬스’는 ‘핏트네스센타’,‘지무’, ‘스킨’은 ‘케쇼스이(化粧水)’였다.

 

하나하나 읽으면서 그동안 잊고 있던 실수한 경험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하면 할수록 끝이 안보이고 고지가 도망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역시 외국어를 공부하는 묘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제목이 엉뚱하면서도 도발적이고 재미있다. 그런 일본어 없습니다. 자연스러운 일본어, 실제 사용하는 일본어에 다가가는데 다리를 놓아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