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순, 고귀한 인생 한 그릇 - 평범한 인생을 귀하게 만든 한식 대가의 마음 수업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심영순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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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의 하루는 먹는 것보다 훨씬 긴박하고 중요한 일들, 예컨대 공부나 회사 업무, 만나야 할 사람이나 지켜야 할 약속 등으로 매우 바쁩니다. 그래서 직접 요리를 하기보다는 남에게 전담시키거나 돈으로 해결하는 편이 간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짬과 틈을 내어 부엌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귀찮은 마음을 내려놓고 정성 어린 마음을 담아야 합니다. 직접 손에 물을 묻히고 기름 냄새를 뒤집어쓰면서 요리를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일을 남에게 몽땅 미루다가는 자신이 뭘 먹는지, 무엇이 맛있는 요리인지, 계절이 어떻게 바뀌는지, 자연과 환경이 얼마나 소중한지,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전혀 모르는 인간을 변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13)

이런 걸 만들 시간에 차라리 책 한 권을 더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잠깐 걸음을 멈추고 되돌아봐야 합니다. 과연 책 한 권에서 얻는 지식과 정보에 비해 유자청을 직접 만드는 일이 그리 하찮은 것일까요? 아무리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한들, 아무리 큰 성공을 움켜쥔다 한들, 이런 작은 일에서 오는 즐거움과 보람을 모른다면 행복해지는 법을 모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26)

그날 어머니의 백숙 맛은 유난히 좋았습니다. 그전에도 시장에서 닭을 사다가 여러 번 백숙을 해주셨지만 그날의 백숙은 내게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깊고 구수한 국물 맛과 연하고 쫄깃한 살이 얼마 전까지 내 눈앞에서 펄펄 뛰어다녔던 하나의 생명이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숱하게 먹었던 돼지고기와 쇠고기, 생선도 이런 생명이었다는 깨달음이 밀려왔습니다. 인간은 이렇게 많은 생명에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구나, 생명이 주는 맛은 이렇게 소중하구나, 깨달은 날이었습니다. (43)

어머니는 그날 닭을 잡으면서 별 말씀이 없으셨지만 한마디는 생생히 기억납니다. 작은 목소리로 "죽일 때는 단번에......"라고 말씀하셨지요. 훗날 내가 직접 칼을 잡고 생선, 새우, 꽃게, 장어 등을 죽이게 되었을 때 이 말씀을 명심하여 단호하게 행동했습니다. 생명을 죽일 때에는 고통의 순간을 짧게 하는 게 배려 아닐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43)

또 다른 이유는 너무 익숙한 재료, 익숙한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늘 접하는 재료이고 늘 하던 요리라서 똑같이 하려는 습성이 굳어져 있습니다. 요리는 인간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고정관념이 꽉 붙들고 있으니 앞으로 나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좋은 요리 연구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미 알고 있던 것도 의심하고 와르르 무너뜨렸다가 다시 재구성하는 집요함이 필요합니다. (49)

또한 너무 익숙한 음식이라서 한식으로 감동을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감동은 추억에서도 나오고 향수에서도 나오지만 새로움, 낯섦, 파격 등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한식은 추억과 향수에만 기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질보다 양으로 감동을 주려는 버릇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식의 메뉴를 더욱 새롭고 고급스럽게 가다듬어 다른 무엇이 아니라 맛과 기품으로 감동을 주는 것이 나의 목표입니다. (49)

이렇게 나는 우리 음식의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서 조금씩 이어 붙였습니다. 그것은 전쟁과 가난을 이겨내고 고속성장의 가파른 변화에도 살아남은 귀한 유산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곧 사라져버릴 가여운 유산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걸 국가가 모아서 빨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오직 근대화와 산업화만 보며 달리던 시기이니 정부가 한식에까지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습니다. 한식은 물론 우리의 전통 음악, 미술, 공예, 복식 등이 모두 소외받던 시기였지요. 이 시기에 반드시 기록하고 복원해야 할 것들을 놓쳤기 때문에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한식의 큰 그림에서 빠진 조각들이 너무 많습니다. (107)

요리사들 중에는 그릇, 식기, 레인지, 오븐, 칼 등에 큰 관심을 품고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꽤 많더군요. 나는 아궁이를 떼서 밥을 지어 먹었고 연탄 화로에 곤로를 썼던 사람인지라 가스레인지에 감지덕지합니다. 칼도 무쇠 칼이 무게가 있어서 선호하긴 하지만 일반적인 식칼로도 충분합니다. 한식을 하기 때문에 오븐은 거의 필요가 없고 전자레인지는 재료의 식감을 망치기 때문에 거의 쓰지 않아 구석에 밀어놓았지요. 유일하게 애착을 가지는 도구가 있다면 통원목 도마와 믹서, 밥을 짓는 곱돌솥 정도입니다. (122)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집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들도 쉬운 요리에만 안주하지 않고 가끔은 복잡하고 어려운 요리에 도전해보길 권합니다. 우리 연구원의 회원들 가운데 초보의 실력을 가진 사람들도 한두 가지 어려운 요리를 완성하고 나면 실력이 일취월장하곤 했습니다. 늘 하던 방식대로 하던 메뉴만을 요리했다면 가끔은 어려운 재료에도 도전하고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복잡한 요리도 시도해보기 바랍니다. 물론 각자의 수준과 형편에 맞추면 될 말입니다. 그것이 한 달에 한 번이든 두 달에 한 번이든 분명 자신의 실력이 차츰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 경험이 요리에 재미를 붙이는 계기도 될 것입니다. (133)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살림살이 교육을 통한 가정교육, 밥상머리 교육을 통한 예의범절 교육은 버려서는 안 되는 중요한 한국적 가치입니다. 젊은 엄마들 중에는 아이에게 집안일을 시키느니 그 시간에 영어 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게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세상사는 영어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진짜 기본은 생활 능력입니다. 청소, 요리, 빨래 등에 그 사람의 인품과 기질이 다 들어 있습니다. 영어 단어보다도 이것이 우선입니다. 자기소비[응??]와 자기희생이 없는 삶은, 엄연히 말해 진짜 인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어머니와 나의 삶, 그리고 이어진 내 딸들의 삶에서 그걸 다시 한 번 배웠습니다. (142)

요리는 그 자체로 훌륭한 교제 수단입니다. 요리를 만들면서 얘기하고, 먹으면서 얘기하고, 나누면서 얘기하니 서로를 너무나 잘 알게 됩니다. 그냥 어느 식당에 가서 밥을 사 먹거나 차 한잔 마시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지만 함께 요리하면서 정을 쌓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얼굴을 마주 보면서 얘기하는 건 의외로 마음을 긴장하게 합니다. 하지만 노동을 함께하면서 얘기하다 보면 긴장이 풀리면서 살아가는 솔직한 이야기가 술술 터져 나오게 됩니다. 상대방의 성격도 더 잘 드러납니다. (159)

사람들은 내게 어떻게 한집에서 두 노인을 모시면서 세끼 밥상을 따로 차려드리는 생활을 그리 오래동안 했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때가 정말 행복했습니다. 나를 낳고 내 남편을 낳아준 두 어머니가 한집에서 오순도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했고, 두 분에게 내 손으로 밥을 지어드리는 것도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두 분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모시고 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작별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부모의 죽음을 맞습니다. 제대로 효도하지 못했을수록 후회는 더 큰 법입니다. 하지만 나는 후회할 게 없습니다. 두 분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함께하면서 원 없이 내 모든 사랑을 다 드렸기 때문입니다. (167)

이처럼 음식이 남았다고 골치 아파 하지 말고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로 생각하면 아이디어가 샘솟습니다. 음식은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으면 상해서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몸을 움직여 요리를 하면 내 가족의 피가 되고 살이 되지요. 남은 식재료를 버리지 말고 끝까지 활용할 방법을 찾아보면 그것이 바로 요리 고수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176)

한식은 다른 나라 음식과 달리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걸 짧은 시간에 해내기 위해서는 요리에서 요리를 넘나들며 줄을 타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이건 머리가 좋다고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닙니다. 요리를 자꾸 해서 감이 생겨야 합니다. (180)

이렇게 하나씩 시스템을 만들어가며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 순간 거대한 흐름이 찾아옵니다. 굳이 머리를 쓰고 순서를 계산하지 않아도 팔과 손이 알아서 척척 요리를 합니다. 거의 무아지경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완벽하게 칼질을 하고 양념을 합니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러한 흐름을 경험합니다. 물아일체...처럼 주변의 모든 소란이 사라지고 나와 요리가 하나가 되는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지요. (182)

또한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냄비밥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냄비는 뚜껑이 가볍기 때문에 압력이 없어서 밥의 차진 맛은 떨어집니다. 대신에 불조절을 잘하면 밥의 구수함을 살릴 수 있지요. 누구나 냄비밥을 할 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냄비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밥 짓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캠핑이나 여행을 가서도, 외국에 장기 여행이나 출장을 가서도 냄비만 있으면 밥을 지어 먹을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전기 압력밥솥밖에 쓸 줄 모른다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밥을 먹고 싶어도 지을 줄 몰라 못 먹게 됩니다. (196)

제일 신경 쓴 건 아침이었습니다. 아침에는 언제나 7첩 반상 이상을 올렸습니다. 잡곡밥에 찌개나 국, 찜 하나, 조림 한 두 개, 나물무침 두세 개, 젓갈, 김, 밑반찬 등을 늘 차려냈지요. 전날 저녁 메뉴와 겹치지 않게 언제나 새로운 메뉴를 올렸습니다. 보리현미밥에는 우거지찌개와 참나물무침, 두부조림, 더덕장아찌, 김과 멸치볶음, 달걀찜을, 현미밥에는 시원한 무국과 삼치구이, 시금치나물, 두릅초장, 꽈리고추조림, 명란찜, 김실파무침, 김치돼지찜을 차렸습니다. 어느 한정식집에 가도 먹기 힘든 초호화 밥상이었지요. (205)

우리 역사에 이런 밥상은 없습니다. 조선시대 아무리 잘사는 부잣집이라도 9첩 반상 이상은 먹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귀한 손님이 오거나 잔치가 있을 때에만 그렇게 먹었지 보통은 3, 4첩을 먹었다고 합니다. ... 헤경궁 홍씨의 환갑잔치 때 정조 대왕이 받은 수라상도 7첩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 시중에서 판매되는 20첩, 30첩이 넘는 반상은 족보도 없고 뿌리도 없는 상차림입니다. (224)

한때 사람들이 아파트를 사고팔아 부자가 되는 것을 보면서 낡은 이 집을 수십 년째 끌어안고 사는 우리 부부가 바보가 아닌가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 하지만 그런 미련함이 평생의 행복을 주었습니다. 인생을 돌이켜볼 때 마당이 없었다면 우리 가족에게 무슨 추억이 남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생일잔치가 벌어졌던 마당 풍경이 꿈에도 나타날 만큼 나에게 평생의 추억이 되었던 것처럼 우리 딸들도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철봉에 매달린 그네를 타고 감나무 아래에서 생일 파티를 하던 우리 집 마당이 떠오를 것입니다. 아파트로 재산을 불려서 큰돈을 남겨주는 것보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유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89)

일본에는 식품첨가물에 중독되어 미각을 잃은 미각 장애들이 24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진짜 오렌지 주스와 합성 착향료로 맛을 낸 가짜 오렌지 주스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또한 맛을 잘 느끼지 못하니 더 자극적인 맛을 탐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각 장애자들은 당뇨, 고혈압, 비만 등에 더 쉽게 노출된다고 합니다. 미각이 망가지면 건강이 망가집니다.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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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찜 연습. 그리고 지단 부치기 연습.

 

 

달걀찜 1 (11/27, 계축)

  • 식탁에 내놓으려니 1인분은 너무 작겠기에 달걀 2개 넣은 2인분 짜리로 제작.
  • 물도 그에 맞춰서 2배로 넣어줌.
  • 사기 그릇에 쪘음. 센불에 9분 후 고명 데코. 아직 너무 흔들리는 것 같기에 1분 더 쪘음.
  • 너무 부드러워서 씹히는 게 전혀 없을 정도. 유동식 좋아하지 않아서 난 딱히 좋은 줄 모르겠는데, 고객 반응은 좋았음.
  • 석이 없어서 목이로 대체. 새로운 고명 도안 개발할 필요.

 

 

달걀찜 2 (12/7, 계해)

  • 퇴근길에 오늘 들어온 특란 한판을 사옴. 계란 한판에 5천원을 달라고 해서 놀랐음. AI 때문에 가격이 올랐단다!
  • 원래는 다른 요리를 할 생각으로 계란 하나를 탁 깼는데, 우와 계란이 너무 싱싱하다. 계란 노른자가 아주 똥그랗고 위로 뽕긋 솓아 있음. 아주 예쁘다!
  • 갑자기 계란찜으로 선회. 실시!
  • 그런데, 지난 번과 똑같은 비율로 계량했고 체에도 두 번 내렸는데 실시한 결과가 아래와 같이 실망스러웠음. 불이 셌나? 너무 오래 끓였나(중간에 점검하니 다 안 익어서 10분이 훨씬 넘게 끓였는데)? 
  • 얼굴은 곰보고, 배꼽에는 물이 차 있다.  

 

  • 열 받아서 바로 2호 달걀찜을 제작함. 그 결과는 아래에.
  • 배꼽의 물은 좀 줄었으나 결 자체가 전과 다르게 나온다. 달걀찜 피부가 담배 많이 피는 인간의 까칠한 피부라니, 오호 통제라!  

 

  • 오늘은 달걀찜은 안 되는 날인 듯. 3호 달걀찜은 포기한다. 내일 다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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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달걀찜이 어려웠다. 

한 번도 마음에 꼭 차게 만들어진 적이 없다. 

 

곧 집 비울 일이 있어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 하나씩 없애는 중.

달걀이 네개 남아 있어서 그 중 하나로 달걀찜을 만들었다.

차분하게, 책에 나온 대로.

 

분위기 일신을 위해 어느 블로거의 아이디어를 차용하여 고명을 가지고 유치원생 꽃모양도 그려 보았다.  

 

그 결과는?

 

평소보다는 낫게 나왔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들이 눈에 띈다.

 

질문:

1. 표면의 노란 점들은 익는 과정에서 노른자가 몰린 것인가, 아니면 체에 걸렀지만 걸러지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인가?

2. 내 달걀찜에 자주 보이는 현상인데, 오늘도 역시 달걀찜이 좀 꺼져 있다. 이것은 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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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판(九折坂)의 심플버전인 듯하다.

밀전병에 6가지 속을 준비하여 쌈 싸먹는 칠절판에 도전.

 

다른 재료들은 평소에 하던 대로 손 봐주면 되지만, 밀전병은 좀 까다로웠다.

얇고 일정한 두께로 반투명하게 만들어주어야 할텐데.

- 계량법 대로만 한 게 반죽이 좀 되었던 듯.

- 손힘만 과해서 병이 계속 찢어짐. 찢어진 곳을 메우면 표면이 우툴두툴.

- 전병이 팬 위에서 탈까봐 기름을 계속 넣어 주었더니 기름 과다. 프라이 느낌.

 

이 음식을 만들며 내가 상상하고 원했던 이미지는 한국식 월남쌈 정도.

결과물을 맛보니 괜찮은데 역시 어떤 수수함이 앞선다. 월남쌈에서 느껴지는 프레쉬함은 매우 약함. 

 

1. 생채소가 부족해서 그런 듯.   

월남쌈처럼 새싹 채소나 파프리카 등을 보충하면 더 프레쉬할 것.

 

2. 소스가 없다. Why?

새콤한 소스가 하나 있어야 입에 딱 맞을 것 같은데, 내 책에는 칠절판 소스 이야기는 안 나온다.

이건 알아서 만들어 먹어야 할 듯.

 

좀 있으면 엄마 생신이다. 그 때 위의 두 가지 보완한 칠절판을 생일상에 올리면 되겠음.

 

* 아이디어 추가 → 아래의 URL 참고할 것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095&contents_id=47177

- 깻잎을 접시로 쓰기. 귀여운 아이디어. 식물의 잎이나 돌 위에 음식을 올리는 일은 아름답다!

- 연근 좋아하는데, 이렇게 해도 좋겠음, 얇게 썰어서.

- 둥근 접시 아니니 더 활동적이어 보임. 아름답고 유니크한 넓은 접시 천천히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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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뉴는 이름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비빔국수라고 하면 초고추장 들어간 새콤한 국수를 생각하지 않나? 우리집은 그렇다오.

 

만들기 전에 조리사 준비 경험을 써놓은 블로그들 둘러보니 이 음식은 맛있다고!

한식, 손 많이 가는 데 비해서 맛은 참 수수하여 살짝살짝 실망했었는데, 오늘은 다르려나?

 

이 국수는 국물 먹는 국수가 아니고 양념맛으로 먹는 국수인데, 그 양념이 바로 간장유장(간장+설탕+참기름).

빨간 떡볶이 대신 간장 떡볶이 먹는 것과 유사하다.

 

교재는 1인분을 다루고 있는데, 나는 오늘 이 메뉴로 4인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

혹시 음식이 늦어져 배고플까봐 연근, 가지, 순대로 전을 부쳐서 고객님들과 다같이 먹어두고

비빔국수 만들기에 들어갔다.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었지만, 소면 양념에서는 망설여졌다.

교재에는 1인분 양념 계량. 나는 4인분.

그렇다고 양념도 4배로 하면 거의 망한다. 

 

조금 고민하다가 2인분의 양념을 충분한 느낌으로 넣었다.

짠 건 불가역하지만, 싱거운 건 보정할 수 있으니까. 

 

늘 애먹는 흰지단. 이번에는 웬일로 괜찮게 빠졌는데,

그 다음에 무엇을 착각한 것인지 5cm는 되어야 하는 길이를 죄다 3cm로 썰어 두었음.

플레이팅 하고서야 지단의 깡총함을 발견하였으나 이미 어쩔 수 없는 일.

 

나도 안 먹어본 메뉴로 가족들 한 끼 식사를 책임지려니 조끔 떨리더라.

식사가 시작되고,

고객님들은 맛이 괜찮다고는 하시는데 딱히 맛있다는 말씀은 안 하신다.

나도 딱히 맛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달큰한 맛을 크게 좋아하지는 않아서.

국수양념에 움푹 떠넣은 백설탕이 맘에 걸리기도 하고.  

 

다들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새 음식 새 맛에 적응하다가, 하려다가, 저녁식사를 마쳤다.

 

새로운 경험과 입맛의 보수성에 부딪힌 것인데, 그 경험이 딱히 압도적이진 않아서 빚어진 것이 오늘 저녁 식탁의 애매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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