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옥상에서 사과를 먹은 아침이었다. 벌레의 터널을 쫓아 사과의 씨방까지 들어갔다. 씨방은 하얀 거미줄 같은 것으로 엉켜 있었다. 썩은 거다. 벌레는 어디로 갔을까. 문득 이 사과가 벌레의 잠수함이나 벌레방이었던 것 같아서, 나는 무서워졌다. 내 방 또한 이렇게 무너질 수 있는 거다. 세상도, 방도 금방 무너져버리는 게다.
| 핑퐁
박민규 지음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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