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야 읽은 “오페라의 유령”! 이 작품이 뮤지컬로 한국에서 수차례 공연되는 동안에도 궁금하다고만 생각한 채 자세한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보려 하지도 않았다. 뒤늦게 갑자기 이 책이 너무나 읽고 싶어졌고, 정말 재밌게, 단숨에 읽어버렸다. 400쪽이 넘는 적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밤을 새고 싶다는 충동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흥미진진한 내용 전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사건들, 책 속에 이입되게 하는 작가의 기자 투의 말재간에 더해진 강조를 나타내는 글자의 진하기 조절! 진짜 사실인가 거짓인가의 여부가 계속 의심되는 최고의 추리 소설!

아름다운 크리스틴 다에를 사랑한 몰골이 흉직한 에릭의 슬프고도 무서운 이야기. 현대로 따지자면 “변태적인 스토커+엽기+천재 싸이코”가 아닌지~? 음악적으로 너무나도 뛰어난 에릭은 외모로 인해 기피 당한다. 부모에게 조차 말이다. 언제나 진실을 가장하는 소설들이 그러하듯 증거물은 소설의 후반부에서 모두 사라져버린다. 에릭이 작곡한 “위풍당당한 동쥬앙” 조차 지하에 있을 것이라고 말로만 표현되어 있다. 너무나도 사실같은 이 소설은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빨리 뒷장을 들춰보고 싶다는 거다.

워낙 유명한 작품으로 “오페라의 유령”이 진짜 유령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겠으나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가 매우 궁금해지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앞, 뒤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구성 또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연결 고리가 잘 맞고 후에 가면 작은 궁금증들도 다 풀린다. 다음에 “노란 방의 수수께끼”를 읽으면서 가스통 르루의 추리 세계 속에 동참해야겠다. 단지 얼굴만 흉악한 천재를 (성격은 사람들의 태도에 의해 바뀐 것이니 제쳐두고) 동정해야 할지, 그의 행위를 보고 미워해야 할지 나는 아직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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