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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통계당 - 본격 오지랖 수학 어드벤처
인간과수학연구소 지음, 김종이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평점 :
통계라는 말만 들어도 어렵고 따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 생각을 바꾸게 했다. 오지랖 수학 어드벤처: 수학통계당은 통계를 낯설고 복잡한 계산이 아닌, 살아 있는 이야기로 보여 준다. 쌍둥이 지민과 지호가 통달 할아버지를 만나 조선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설정은 다소 엉뚱하지만, 의외로 통계와 잘 어울린다.
조선의 호구 조사, 혜민서 같은 역사적 장면은 아이들이 과거 사람들의 삶을 엿보게 하고, 동시에 표와 그래프, 평균·중앙값·최빈값 같은 개념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한다. 통계는 단순히 수치를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고민과 생활을 이해하는 도구임을 보여준다. 더 잘 살고 싶고, 무언가를 뽐내고 싶은 조선 사람들의 마음은 오늘날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더 공감이 갔다.
책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는다. 라면의 매운맛을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 과일의 당도를 보여 주는 브릭스, 소리의 크기를 표현하는 데시벨, 중위소득 같은 현대적 주제를 통해 통계가 지금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알려 준다. 덕분에 아이들은 통계를 교과서 속 지식이 아니라 생활 속 언어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야기의 흐름은 초등 3·4학년에게 맞춰져 있지만, 내용은 5·6학년 수준의 개념까지 포함한다. 그렇다고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친절한 설명과 흥미로운 상황 덕분에 아이들이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다. 마지막에 저자들이 책의 핵심을 표와 그래프로 다시 정리한 부분은 학습의 마무리를 돕는 좋은 장치였다.
책을 덮고 나니 통계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세상을 읽는 눈이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통계가 이렇게 따뜻하고 유쾌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해 준 책이다. 아이들에게는 즐겁게 배우는 통계 입문서로, 어른들에게는 통계를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주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