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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매일매일 환경 실천
정다빈 지음, 배누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요즘 아이는 유치원에서 ‘기후행동 스티커’를 모은다.
텀블러를 들고 가면 하나, 음식 남기지 않으면 또 하나.
스티커가 붙는 날이면, 아이는 꼭 이렇게 말한다.
“나 오늘 지구 지켰어!”
그 말에 나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에게 지구는 '지켜야 할 친구'였다.
반면 나는… 실은, 편리함 앞에 그 마음을 자주 잊고 살았다.
《오늘부터 매일매일 환경 실천》은 그런 나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선택했나요?”
책은 25가지 장면을 통해 아이에게 말을 건다.
도시락 반찬을 탐낼 때, 종이를 마구 쓸 때, 벌레가 무서워 소리 지를 때…
익숙한 상황 속에서 ‘지구를 위한 다른 선택’을 보여준다.
‘하지 마’라는 말 대신, ‘왜’와 ‘어떻게’를 알려주는 방식이 따뜻하다.
그래서일까, 아이는 책을 다 읽고 이렇게 말했다.
“금요일은 종이 안 쓰는 날로 할래요.”
“우유팩 모아서 꼭 잘 말려둘게.”
오랑우탄이 사라지는 이유를 알고 눈시울을 붉히던 아이는
“팜유 없는 과자 사줘”라는 말도 꺼냈다.
나는 그 말이, 아이가 세상과 나눈 약속 같아 가슴이 먹먹했다.
책 마지막에는 부모를 위한 환경 실천 가이드도 담겨 있다.
나처럼 ‘잘 모르겠는’ 어른에게 친절하게 다가오는 글이다.
무겁게만 느껴졌던 환경이라는 말이,
아주 작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날 이후, 우리는 함께 장을 보고, 분리수거를 점검하고,
텀블러에 물을 채우는 손길에도 조금은 더 마음을 담게 됐다.
지구를 위하는 일은,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매일매일, 아이와 함께 조금씩.
그 마음이면 충분하다는 걸 이 책이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