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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붙을 결심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3
박하령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6월
평점 :
"한판 붙을 결심"은 책의 첫 표지에 적힌 "다시 생각해보니 싸워야 할 사람이 하나 더 있다"는 문구에 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뭔지 모르겠지만 시작부터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야기는 여고생들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빨려들어가며 시작됩니다.
특히 순화중의 전설인 악명높은 지연화의 이야기는 근처 마라탕집에서 볼만한 여고생을 그대로 보고 있는것 같습니다.
중학생 시절, 친구들에게 멋져 보이고 싶은 마음에 거짓말을 하거나 서로를 곤란하게 만드는 일들은 흔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지 않은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데,
왜 그 시절에는 친구와 친구의 감정이 그렇게도 중요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작가는 10대 여학생들의 이러한 복잡한 마음을 날것 그대로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승아, 나은이와의 갈등 속에서 주인공은 드디어 '한판 제대로 붙을 결심'을 하게 됩니다.
친구가 얄밉다고 느꼈던 순간들 뒤에는 사실 더 친해지고 싶었던 마음이 숨어있었음을,
그리고 문제를 피하려고만 하면 상황이 더 악화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그런 순간순간의 깨달음을 통해 성장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상황에서
부모님은 안정적인 직업을 위해 학원과 과외를 강요하는 장면에서 나의 과거도 떠올랐습니다.
당시에는 부모님의 이러한 기대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결국 이는 주인공이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됩니다.
떡볶이만 주인공이고 순대와 튀김은 늘 보조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주인공은
이제 모든 것이 떢볶이도, 순대도, 나도 각자의 삶의 주인공임을 깨닫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한없이 걱정되지만,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던 연화를 이해하게 됩니다.
조금 더 크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며 열심히 어른이 되고 있는 연화를 응원하게 됩니다.
"한판 붙을 결심"은 10대 시절의 혼란과 갈등, 그리고 성장을 담은 이야기로,
청소년 독자뿐만 아니라 과거를 돌아보며 공감할 수 있는 어른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주인공 연화의 성장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의 주인공임을 깨닫게 되는 한판 붙을 결심,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