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1 - 시간을 넘어온 손님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판타지가 가미된 중국소설은 처음인지라 얼마나 재미날지 기대됩니다. 낯선 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의 행보를 조용히 따라가고 싶습니다. 벌써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건 왜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
김이율 지음, 박운음 그림 / 새빛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하게 말하고 진심으로 들어 주는 거, 지금 사랑하는 거


제목을 보는 순간, ‘아, 예전에 진짜 잘 지낸다는 거짓말 많이 했지’라는 씁쓸한 기억이 먼저 떠올랐다. 잘 지내고 있어. 언제부터 이 말이 이중적으로 쓰이기 시작했을까. 왜 사람들은 잘 지내지 못하면서도 잘 지낸다고 거짓말하며 지내게 된 걸까. 어른이라는 건 거짓말로 상처를 숨겨야 할 만큼 나약한 걸까. 힘들어, 슬퍼, 속상해, 안아줘, 기대고 싶어, 같은 말을 하면 어디가 덧나고야 마는 걸까?


여기, 바람에 흔들리고 지쳐 쓰러져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힘들다고, 슬프다고, 속상하다고, 안아달라고, 기대고 싶다고 말하면 모든 게 무너져 버릴까 봐, 혼자가 돼 버릴까 봐. 살려고, 살기 위해 거짓말이라도 해야 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 읽는 내내 마음이 흔들렸다가 뜨끈해졌다가, 불편했다가 잔잔해지기를 반복했다. 사람이라서, 완벽하지 않아 아름다운 사람이라서 그랬던 걸까.


익숙해져서, 때론 사랑받고 있음에도 그게 사랑인 줄 모를 때가 있다. 소중한 이의 마음을 그리 놓쳐 버린다면 얼마나 안타깝고 애가 탈까.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책은 말하고 있다. 사람이기에 완벽한 건 불가능하다. 완벽하지 않기에 아름답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힘들어 보이는 그이 머리를 어깨에 기대게 하고 잠깐이라도 눈 감고 쉬게 할 수 있다면, 온기가 필요한 순간 기꺼이 손 내밀어 체온을 나눌 수 있다면, 부족한 것을 채워 나가는 서로가 될 수 있다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곁에 있는 이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느낌이었다. 따듯하고, 다정한 위로 같은 책이었다. 글과 그림이 적절하게 어울려 진한 감성을 더해 주었다.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어조가 하나로 진행됐다면 몰입이 더 잘됐을 텐데. 존댓말이 나왔다가 반말이 나와 약간은 혼란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마음이 움직였던 건 공감이라는 큰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이불처럼 포근히 내려앉은 위로의 말들. 환절기라 퍽퍽했던 마음에 따사로운 볕이 들이비친 듯했다.


권태로운 일상에 낯간지러운 설렘 한 잔 필요하신 분들, 바삭하게 건조된 일상에 촉촉한 훈김 한 방울 필요하신 분들. 한 번쯤 푹 잠겼다가 가시기를 바란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때도 지금도 사람은 자연에 속하고 싶은 존재


어떤 때보다 자연으로 떠나고 싶은 나날이다. 세계 전반에 걸쳐 창궐한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은 창살 없는 감옥에서 지내고 있다. ‘보통의 하루’를 지내보려 무던히 애써야지만 겨우 보통 정도에서 마감되는 어제, 오늘, 내일. 이대로 가다가는 마음까지 무너질까 두렵다.


불안과 우울로 온 마음이 퍼렇게 물들어가던 그때, 소로를 만났다. 자유롭게 떠날 수 없는 이때라서 더 마음이 갔다. 호기롭게 뛰어들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읽을까 싶어서. 지금 알아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아서.


자연 에세이인 이 작품은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 호수에서 2년 동안 생활한 모든 게 담겨 있다.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 사람에 대한 냉철한 고찰, 자급자족의 신성함, 동물과의 자연스러운 교감, 계절의 흐름 속에 여러 색으로 물드는 월든 숲의 모습. 그 모든 서사가 세세하고 생생하게 펼쳐진다. 하여, 철학의 치읓 자도 모른 채 읽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이번에도 다 읽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한숨 지은 밤이 많다. 어려워도 읽다 보니 그 안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자연의 모습! 거기서 크나큰 위안을 받았다.


하루를 자연처럼 유유히 흘러가듯 살아보자. (중략)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 식사하고, 마음을 다잡고서 평온하게 시간을 보내라. -134쪽


우주의 법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무관심하지 않고 예민한 사람들 사이에 있다. 산들바람 속에 담긴 질책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라.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300쪽


지금 당장은 발이 묶인 것처럼 보고 싶은 사람도 못 보고, 가고 싶은 곳도 자유롭게 못 가는 날들이더라도 감사해야 할 때 같다. 오늘도 내가, 내 사람들이 무사하다.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포근한 잠자리에서 잘 수 있다. 내일 아침도 잠에서 깨 일터로 향한다. 그렇게 자연처럼 흘러가는 평온한 날들이 소중하다.


삶이 보잘것없고 초라해도 그 삶을 사랑해야 한다. -451쪽


우울하다고, 불안하다고 자꾸 어두운 생각만 하면 마음에 병만 든다. 여유가 없는 날들 같아도 그 속에 자연의 흐름이 있다. 맑고 선명한 가을 하늘이 흐르고,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상쾌하고, 황금빛으로 내리쬐는 햇빛이 밝은 기운을 더해 준다. 자연을 느끼면 여유가 찾아온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익숙하지 않아 힘들기도 했다. 허나, 아침 출근길이 즐거웠다. 마스크를 쓰고 걸어도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지금의 삶을 사랑하면 어떨까. 소로가 그러했듯이. 소로가 남긴 글을 읽고 내가 그러했듯이.


떠나고 싶은데 떠날 수 없어 답답한 사람, 불안하고 힘든데 뭐 때문인지 모르겠다는 사람. 여유를 되찾고 싶은 사람. 원본 그대로 살린 완역본 《월든》을 만나 보면 어떨까.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서방님출발 도서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들의 거짓된 삶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딘가 뒤틀렸지만 솔직하다. 그래서 파괴적이고 순수한 힘이 느껴진다. 조반나는 어떤 어른이 될까. 앞으로 걷게 될 소녀의 발에 시선이 붙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
김이율 지음, 박운음 그림 / 새빛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칫 우울해질 수 있는 이야기인데도 따뜻한 그림과 함께 보니 위안이 되는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