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9급 공무원입니다 - 88년생 요즘 공무원의 말단 공직 분투기
이지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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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구나 한 번쯤 하게 되는 생각이 있다.


‘공무원 시험이나 봐 볼까?’


공무원 시험이 대체 어떻게 생긴 건지 궁금해 응시한 적 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그저 호기심에 갔던 시험장. 그 긴장감 넘치고 숨 막히는 교실에서 보낸 시간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많은 이가 왜 그토록 공무원이 되고자 공부하고 시험 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까. 안정감 있는 직장, 공무원이라는 이름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인식 때문은 아닐지 조심스레 짐작할 뿐.


그렇다면 공무원이 정말 좋은 직업일까?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지금도 느끼고 있고, 이 책을 읽고 더 절실히 느끼고 있는데 공무원은 좋은 직업이기는 하나 쉬운 직업은 아니다. 절대!


“9급 공무원들은 책상에 앉아 등·초본 발급해 주고 민원 보는 게 전부 아니에요?” - 204쪽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나 역시 그런 줄 알았다. 컴퓨터 앞에서 탁상행정만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탁상행정(쉴 새 없이 들어오는 공문 처리, 각종 증명서 발급 등)은 기본으로 해야 하고, 각종 사업 신청 접수에 농촌 일손 돕기, 선거 도우미, 행사(노인의 날, 체육대회 등) 도우미로 차출되는 건 기본이었다. 거기다 눈이나 비가 많이 오면 비상근무에, 초과근무(야근, 주말근무)까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쁜 나날이 계속되는 삶이었다.


생각보다 업무 강도가 훨씬 세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곁에서 보조하는 사람도 버거운데, 담당으로 맡게 되면 얼마나 고되고 힘들까 싶었다. 저자는 먹고살기 위해 공무원이 되었다고 했다. 아마 그런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하지만 먹고살려고 하는 일에는 한계가 금방 찾아온다.


누군가 나에게 공무원 하면서 먹고살 만하냐고 묻는다면 ‘하기 나름’이라고 답하고 싶다. 오히려 보수나 연금, 안정성만 보고 공무원의 길을 선택하기보다는 공무원이 하는 일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기 바란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재직한 지 5년도 채 되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퇴직금을 수령하는 공무원 비율이 최근 5년간 전체 퇴직자의 14.9%나 된다고 한다. 2019년에는 재직 기간 1년 미만 퇴직자가 26.5%에 달했다. -47쪽


힘들게 공시에 합격해 꿈꾸던 공무원이 됐는데도 퇴직률이 높다. 두 번째로 나를 담당했던 주사님이 얼마 전 퇴직하셨다는 말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 같이 근무할 때, 출장 다녀오는 차 안에서 주사님이 농담처럼 했던 말이 스쳤다. “난 정년까지 안 할 거야. 조금만 더 하고 그만두려고.” 진심일 줄은 몰랐는데.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조직에서 느끼는 갑갑함과 무기력 때문이다. 한창 젊고 공무원이라는 자부심도 있고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시기에 기대치에 맞는 일을 할 수 없다. 관료제는 거대한 공무원 조직이 효율적으로 돌아가기 위한 최적의 구조임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요즘 세대는 일과 직장에서 자아실현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시간을 의미 있게 쓰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스스로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긴다. 일로 배우고 성장한다는 확인이 필요한 이들에게 말단 공무원의 단순 반복 업무는 견디기 힘들 수밖에 없다. -281쪽


저자 역시 힘든 순간은 있었다. 하지만 6개월의 휴직 이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살고 있다. 자신에게 시간을 들여 자기 자신으로서 조직에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모습이 멋있게 보였다. 빛나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아서. 더 이상은 먹고살려고만 일하는 것 같지 않아서 보기 좋았다.


공무원이 되고 싶은 사람, 지금 막 공무원이 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선배의 따뜻하고 현실감 넘치는 조언이 부드럽게 녹아 있어 적잖은 위로가 될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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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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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도코로를 잘못 들어 나온 제목.. 독특하고 신선한 스토리에 마음이 끌려 구매합니다. 반전이 있을 것 같아 더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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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중1 - 양손에 놓여진 권력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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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대세에 영향을 못 줘. 중요한 것은 민심 위에 군림하고, 그 민심을 이용하는 사람들이지.” -433쪽


권력의 맛에 길들여지는 판시엔. 한 손에는 감사원, 다른 한 손에는 내고라는 권력을 쥔 그는 점점 더 대담한 정의에 다가가려 한다.


상1 마지막에 큰 부상을 입은 판시엔은 징왕과 뤄뤄, 완알의 도움으로 구사일생 목숨을 부지한다. 빠르게 몸을 회복한 판시엔은 황제와 대면하는데, 황제는 판시엔이 자신의 아들이라 말한다. 판시엔은 황제의 아들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가 원하는  건 내고. 예칭메이가 남긴 유일한 내고를 손에 넣는 것.


상편에 비해 등장인물도 부쩍 많아지고, 세계관 배경도 풍성해진다. 어지러운 권력 다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건 하나를 밝혀내면 또 다른 사건이 터져서 지루할 틈이 없다. 그 흐름을 따라가기 바쁠 지경. 드러나지 않던 장공주의 심경도 알 수 있어 이야기의 흥미가 높아졌다.


아름답지만 검처럼 날카로운 눈썹은 아름다운 여인의 것도, 호방한 남자의 것도 아니다. 그저 맑고 깨끗하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을 뿐이다. -137쪽


판시엔이 예칭메이의 초상화를 보는 부분이 잊히지 않는다. 예칭메이가 어떤 인물일지 처음부터 궁금했는데 이제 조금 윤곽이 그려지는 느낌이랄까. 그녀는 어쩌다 생을 달리하게 된 걸까. 그 비밀도 하편에서는 밝혀지게 되려나. 한고비 넘기면 또 한고비! 점점 적이 늘어나는 가운데 판시엔 목숨줄이 위태위태하다. 의문의 습격을 받은 그는 이번에도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


한창 진지하게 읽는 도중 나오지 않던 비속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한 우물파인 줄 알았던 판시엔이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완알보다 둬둬가 그렇게 예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은 다 그런 건가. 문득 얼마 전 정주행한 <펜트하우스>의 주단태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판시엔이 그렇게까지 파렴치한은 아닌 것 같은데! 앞으로 남은 세 권의 이야기가 더 기다려진다. 두고 보겠다, 판시엔!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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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 하늘 부서진 대지 3부작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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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쑨과 에쑨이 재회하는데! 계절을 끝내기 위해 달을 불러들인다니.. 어떻게 되는 건지 직접 느껴 보고 싶다. 책을 통해서! 번역이 훌륭하다니 더욱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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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벨리스크의 문 부서진 대지 3부작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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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쑨을 찾아 떠나는 에쑨 앞에 밝혀진 충격적인 비밀이란 무엇일까. 나쑨을 데리고 사라진 남편을 찾을 수 있을까. 거대한 세계관 속에 숨어져 있는 사회 문제 이슈에 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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