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퐁스 도데 - 아를의 여인 외 24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9
알퐁스 도데 지음, 임희근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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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에서 출간되는 세계문학 단편선은 표지부터 취향에 잘 맞아 꼭 서평하고 싶었다. 뿐만 아니라 잘 알려진 작가,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 가리지 않고 좋은 작품들을 모아 해당 작가 고유의 분위기를 잘 반영해 도서를 제작하는 방식도 몹시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도전할 때마다 계속 미끄러져서 인연이 아닌가 싶었는데 드디어! 이번 <알퐁스 도데> 서평단에 뽑히는 경사가 찾아왔다.


알퐁스 도데. 아주 낯선 이름은 아닐 것이다. 가장 잘 알려진 그의 작품 <별>을 아는 이라면 반가웠을 저자의 이름.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스물아홉 번째 <알퐁스 도데>에는 <별>을 포함한 총 스물다섯 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크게 <풍차 방앗간 편지>, <아를라탕의 보물>로 나눠져 있는데, <아를라탕의 보물>은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게 되었다.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조곤조곤 이야기 들려 주듯 편안한 문체가 인상적이었다. 슬픈 이야기인데도 풍자를 이어갔고, 감동 또한 놓지 않고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괜히 세계적인 문학 거장이 아니었다.


아닐세, 아니야. 이보게들. 우선 가서 풍차 방앗간에 먹이를 줘야지…… 생각 좀 해 보라고! 풍차가 아무것도 못 먹은 지 아주 오래됐거든!

가엾은 노인이 밀 포대를 칼로 찢어 열랴, 낟알이 빻아져 뽀얀 밀가루 먼지가 천장까지 휘휘 날아다니는 동안 회전 숫돌을 살피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을 보며 우린 모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지요.

-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중, 일부 발췌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건 마을 사람들 뿐만 아니라 코르니유 영감을 만난 독자들 또한 그러했을 것이다. 마음을 적시는 서정적인 문체가 너무 좋았다. 알퐁스 도데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마치 프로방스에 있는 듯했으니까. 아주 소중한 책을 좋은 기회를 통해 얻게 되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삶에 지치고, 어디론가 떠다고 싶고, 누군가의 조곤조곤한 위트 있는 위로가 필요할 때 기꺼이 언제고 꺼내어 보고 싶다. 누군가의 지친 손 위에 건네고 싶기도 하다. 조금은 건조하고 조금은 서늘해진 계절과 시대에 아주 촉촉한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현대문학에서 도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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