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꽃 향기
이선경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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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롭고 은은하게 녹아든 말리꽃 향기


​<책 소개>

​따뜻한 눈빛을 가지고 있는 그 눈이 좋았다.

독특한 것보다 편안하고 아늑했던 그 사람.

“은우 생일날에 배롱나무 앞에서 소원을 빌었어요.”

“무슨 소원을 빌었는데요?”

“정혜원 씨의 남자가 되고 싶다고요.”

아버지의 외도, 할머니의 욕심으로 비극적 결말을 맞은

엄마와 그녀가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친구가 남기고 간 선물 같은 아이, 은우였다.

은우의 삼촌이라고 주장하는 태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혜원 씨, 더 이상 달아나지 말아요.”

15년 전 스쳤던 인연이 봄바람과 함께

은은한 말리꽃 향기가 되어 실려 왔다.

“평생 정혜원의 남자로 살아가게 해 줘요.”


<​주인공>

한태혁, 정혜원


<소감>

​책 소개 글을 읽고 ‘아, 어떤 사연이 담긴 글일까. 말리꽃은 어떤 꽃이고 배롱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15년 전, 어떤 일이 있었을까.’라는 의문들이 발목을 잡아 도저히 못 본 척 지나칠 수 없었다. 좋아하는 느낌의 글일 거라는 확신이 강력하게 들었다. <말리꽃 향기>는 운 좋게도 받아볼 수 있게 되어 영광인 작품 중 하나로 꼽는다.

시작은 따뜻했다. 혜원의 풋풋한 고3 시절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금세 폭풍우 몰아치는 험상궂은 장마철로 접어든다. 혜원은 예전처럼 살 수 없게 되었지만 그때보다 훨씬 더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15년 전 스치듯 지나친 인연의 주인공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태혁은 바르고 배려 넘치는 남자로 그려진다. 물론 현실에선 접하기 어려울 만큼 잘난 남자이기 때문에 약간은 거리감 있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었다. 현재 바르고 배려 넘치는 남자를 곁에서 보고 있어 그런지(!) 전처럼 여주인공인 혜원이 부럽다거나 ‘아, 이런 남자 어디 없나.’ 같은 생각은 안 하게 됐지만 전에 리뷰 했던 작품 <역설적 낙원> 남자주인공인 이유준과 비슷한 느낌의 캐릭터란 생각은 들었다. 두 작품 표지 느낌도 비슷해서 ‘서평 당첨된 거 정말 너무 운명적이다!’ 싶기도 했다. 어쨌든 태혁은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남자라 할 수 있겠다. 한 여자를 위해 몸도 만들고 만만의 준비까지! 19세 구독 불가 딱지가 왜 없는지 알 것 같은 애정신까지. 빠져들지 않고는 못 배긴다.

게다가 혜원의 직업이 너무 취향저격이었다. 가든 디자이너라니. 꽃이나 식물에 관심이 많은 내게 더 알고 싶은 직종이 생겨 버렸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여자가 얼마나 빛나고 예쁜지 다시금 알게 해 줬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복인지도 알게 됐고!

아까시 나무 꽃향기와 비슷한 향기가 난다는 말리꽃. 실제 그 향기만큼이나 달콤하고 향기로운 이야기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잔잔한 흐름 속에 우여곡절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어 오히려 읽기가 훨씬 편하고 부드러웠다. 필명이 더 익숙한 저자 첫 작품이 굉장히 인상 깊어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작품도 이렇게 잔잔하고 빠져드는 작품이면 좋겠다 싶었다.

달달한 아까시 나무 꽃향기 그윽한 요즈음, 읽기 딱 좋은 작품이라 감히 추천하겠다. 이 책 한 권 덕분에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봄미디어에서 도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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