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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로부터
이해음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5년 5월
평점 :
남주보다 남조가 더 매력 있을 때
<책 소개>
“좋아해, 주은재.”
그것이 첫 고백이자, 슬픈 짝사랑의 시작이었다.
봐 주지 않아도 괜찮았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마음을 열어 준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 그 돈이면 충분히 생활할 수 있을 거야.”
사랑은 갈기갈기 찢겨졌고, 버려졌다.
결국 그에게서 도망쳤다.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그리고 5년 뒤, 그가 다시 돌아왔다.
“이젠 절대 안 가. 네 옆에 있을 거야.”
그의 시선은 흔들림이 없었다.
“서연수, 널 좋아하니까.”
마치 열일곱, 그녀가 그에게 했던 고백처럼.
<주요 키워드>
현대물, 배우, 디자인팀, 팀장님, 고교시절, 친구의 배신, 적은 가까이에 있다, 악녀는 사연이 있다, 팀장님은 언제나 옳다
<등장인물>
서연수, 주은재, 이재화, 서선영
<후기>
책표지 디자인이 잔잔하고 아련한 느낌의 바다와 하늘이라 아, 글 분위기도 그렇겠구나 하고 기대에 차 읽기 시작했다. 헌데 책장을 펼치자마자 연수는 특정 동료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었고, 무엇 하나 제 뜻대로 해 나가기가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사랑하던 남자와의 재회 후, 흐트러지는 모습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로맨스의 여주인공들은 왜 죄다 멍청하고 바보 같지! 라는 마음이 불뚝불뚝 올라오지만 어째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천천히 드러나기 시작하면, 안쓰럽고 안아 주고 싶은 마음으로 변화된다. 연수도 그런 여자 중 한 명이다.
사실 이해음 작가님의 작품을 정독한 건 이번이 첫 작품인데 놀랍고 또 놀라웠다. 일단 문장들과 대화들이 매끄럽고 부드러워서 눈에 잘 읽히는 점을 높이 사고 싶었다. 또한 담담한 문체를 참 좋아하는데 취향 저격당했다. 탕탕! 어쩜 그렇게 글을 담백하게 쓸 수 있는지 놀라웠다. 로맨스를 보면 화려하거나 잘 쓰지 않는 묘사와 수식어구로 주목 받는 작품들이 있는데, 사실 이런 작품들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지나치면 독이 되 듯 화려함보다는 담백함을 독자들은 더욱 선호하는 편이다. 나 또한 그렇고.
「두 사람은 날이 어두컴컴해진 뒤에야 회사에서 나왔다. 재화는 아무런 말도 건네지 않고 그저 묵묵히 그녀의 옆을 따라 걸었다. 회사 앞 도로까지 나와서야 연수는 재화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선배, 저 버스 타고 갈게요.”
“…… 괜찮겠어?”
연수는 말없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등을 돌려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걸어갔다.」
이 부분 같은 경우, 가슴이 먹먹한 느낌마저 들었다. 연수가 선영 때문에 힘든 상황인데도 애써 괜찮은 척, 덤덤한 척 하는 감정들이 군더더기 없이 담담하게 그려져 더욱 그렇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부분을 닮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 이 작품, 완전 매력 있다.
게다가 남주 은재보다 남조 재화 팀장님 더 좋아서 사실 엔딩이 매우 아쉽고 서운했다. 그럼 재화 팀장님은 나한테 주는 걸로!(단호) 눈치껏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방패가 되어 주기도 하고, 어려울 때마다 곁에 있어 주는 것 자체가 위로와 힐링이 되는 남잔데! 그런 남자를 마다하고 은재를 선택하다니. 뭐, 은재도 매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 재화에게 한 표!
역시 19금 빨간 딱지 안 붙은 로맨스가 나와 더 잘 맞는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뭔가 한 번 읽으니까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한 번 더 읽어 볼 필요가 있는 작품! 인내심 강하고 할 말은 할 줄 아는 여주를 원하신다면 무조건 추천한다. 연수를 통해 보게 될 세상은 참 담백하고 현실적이니까!
*봄미디어에서 도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