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1 - 시간을 넘어온 손님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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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넘어, 마음을 넘어온 손님


세계관이 남달라서 처음 보자마자 읽고 싶었다. 다 읽지 못할 것 같은 두려운 마음에 서평단 신청하지 않을 예정이다가 처음 생각대로 신청하고 읽었는데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독성이 얼마나 좋은지 오랜만에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은 것 같다. 표지가 살짝 무게감 있게 나와서 더 인기 탔을 작품인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직 다섯 권이나 더 나와야 하니 그 다음 표지를 기대해 보는 것도 설렐 것 같다.


중증근무력증 때문에 침대에 누워 생을 마감하는 판션. 정신을 차려 보니 갓난아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있다. 다른 세계에서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 판션의 새 이름은 판시엔. 아이 몸에 어른의 영이 깃든 꼴이라 어릴 때부터 남다른 모습을 보인다. 낳자마자 죽을 뻔한 판시엔을 업고 도망친 우쥬. 판시엔 어머니의 호위무사이기도 했던 그는 판시엔이 진기를 다스릴 수 있게 각종 훈련으로 단련시킨다. 판시엔은 호부시랑을 지내는 판지엔의 사생아로 여기저기서 목숨을 위협받는다. 판시엔 신분의 비밀이 궁금해 끝까지 숨 가쁘게 쫓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제 겨우 두 달 된 아이가 제 손으로 제 얼굴에 묻은 피를 닦을 줄 알다니! 오늘 밤과 같은 공포를 겪고도 이렇게 곤히 잘 잘 수 있다니! 과연 하늘에서 내린 자의 아이로서 손색이 없어.” -20쪽


어머니 쪽으로부터 특출난 능력을 이어받은 게 분명한 판시엔. 외모 또한 출중하고 뭐든 습득하는 능력도 좋아서 금방 익히는 모습이 신비롭고 기이하기까지 하다. 여러 인물과 얽히면서 서사가 점점 넓어지고, 소년은 성숙해져 간다.


소년의 성장기도 흥미롭고, 곳곳에서 감질나게 터지는 유머도 좋고, 계속해서 새로운 사건과 사람이 등장해서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잠중록》 이후로 중국소설 재미난 건 알았지만 다시 한번 더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소재 어렵다고 피하지 말 것! 재미있는 작품을 눈앞에서 놓칠 수 있으니!


전생에 누워만 있던 사람이 환생을 통해 가고 싶은 곳 마음껏 누비고 다니니 얼마나 좋을까. 어쩌다 권력 싸움에까지 휘말리게 되지만 천맥자의 운명인 것 같기도 하고. 다음 이야기가 얼른 출간되길 바라본다. 궁금해서 계속 생각날 거 같다. 판시엔이 제일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우쥬 삼촌도 너무 좋고. 예칭메이와 우쥬의 이야기도 꼭 다뤄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쩐지 그 두 사람이 판지엔과 예칭메이보다 더 애틋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예상을 뛰어넘어 재미나고 즐거웠던 작품이다.


장벽이 높은 것 같다고 망설이지 마시길! 일단 1권 읽고 나면 다음 이야기 읽고 싶어 혼날 테니까.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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