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주. 생각. - 광주를 이야기하는 10가지 시선
오지윤.권혜상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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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하면 좋은 기억이 많다. 연인과 두 번이나 여행 간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 광주에는 뜨거운 과거가 있다. 5월 18일.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기 전까지 ‘5·18민중항쟁’을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보고 난 후에는 광주에서 그런 일이 있었구나, 참혹하고 슬프다, 유독 뜨거운 초여름 무렵이었구나, 라고 보편적인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여러 관점에서 광주를 생각하고 있다. 인터뷰 형식으로 쓰여져 읽기 쉽고, 전달력도 좋다. 편견이 또 한 번 부서졌다.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베를린에서 역사를 전공하는 역사학도, 도시 연구가, 광주 청년, 광고회사 직원, 페미니즘 서점을 운영하는 연인, 방송국 PD, 기자 초년생, 의경, 미디어 아티스트라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광주는 어떤 곳인지, 5·18민중항쟁은 어떤 의미인지 묻고 있다.


제 생각엔 지금 이미지도 좋은 것 같아요. 지금의 10대나 20대들에겐 민주화운동의 도시하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해요. 그에 반해서 기성세대의 인식은 다양하죠. 매체가 선전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시대가 바뀌는 게 답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변할 거라고 믿어요. 진실은 가려지지 않아요. 가려지지 않죠. -48쪽


아무래도 고향이니까, 낭만적 이미지가 있어요. 광주는 비주류와 반골의 이미지가 강한 도시예요. 역사가 그런 이미지를 심어준 것 같아요. 그럼에도 낭만이 있어요. 저는 어린 시절에 아빠 산소에 가는 길에 늘 국립5·18민주묘지를 봤어요. 무등산 드라이브를 하는 그런 것들이 저에겐 일상이에요. 비주류 같지만 저에겐 낭만의 도시고, 촌스럽지만 멋진 동네죠. -85쪽


평소 소설 말고 다른 분야 책은 잘 읽지 않는다. 어렵기도 하고, 관심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딱히 읽을 필요를 못 느껴서. 자음과모음 서포터즈 첫 도서가 인문서와 자기계발서라 난감했던 게 사실이다. 다 못 읽을 것 같아서 걱정이 컸다. 헌데, 두 권 다 예상을 뒤엎었다. 쉽게 읽히고 좋은 생각을 심어준 아주 고마운 책이다.


질문과 답변이 번갈아 가며 쓰여진 방식이라 생각 이상으로 빨리 읽혔다. 분량이 많지 않아 부담되지도 않았다. 딱 요즘 시대 사람들이 읽기 좋은 책이었다. 광주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들이 신선하고 깊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같은 걸 봐도 다 다르게 느낀다. 그건 건강하다는 증거다.


광주에 사는 사람들이 유독 다른 뭔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뭔가 다른 성격인 것도 아니다. 그저 더 솔직하게 표현하고,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주고받길 바라는 것 같다고 느꼈다. 섣부른 잣대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시대가 바뀌었고, 사람들도 바뀌었으니까.


광주에 대해 다양한 시선을 느끼고 싶다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뜻밖에 만난 네잎클로버 같은 책이다.




* 자음과모음에서 도서 증정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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