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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내 마음을 모를까? - 감정의 재발견,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4
조미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10월
평점 :
지난 여름부터 오랜 시간동안 틈틈히 읽은 자음과모음 청소년도서 <나는 왜 내 마음을 모를까?>.
처음엔 제목만 보고 사춘기에 슬슬 접어드는 아들래미에게 전달했던 책이었는데요. 읽어보니 그 이상을 담고 있는 청소년 인문 도서랍니다. 감정 표현에 서툰 어른들이나 사춘기를 맞이하는 초등 고학년들이 꼭 같이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라 여기에 소개해봅니다.
글을 쓴 조미혜 작가님은 문맹, 색맹, 미맹처럼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감맹이라는 표현을 썼어요. 감맹은 자기 자신 안의 감정을 아는지 모르는지를 모르는 상태라고 표현했으며, 자신의 감정을 잘 안다면 허튼 곳에 삶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집중해야할 곳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감정을 불안, 시기심, 분노, 슬픔이라는 네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여러 사례와 함께 자기 안의 진짜 감정을 발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사춘기에 슬슬 접어든 아들이 간혹 가족에게 화를 내거나 성질을 내곤 하는데, 나중에 많이 후회하고 사과를 하더라구요. 물론 아들 뿐만 아니라 엄마인 저도 괜한 화풀이를 아이에게 할 때도 있곤 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도, 저도 감정에 대해 책을 통해 배우고, 불편한 상황들을 제거하며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서 차분히 이 책을 정독하였답니다.
첫 번째 감정, 불안
얻지 못할까봐, 혹은 잃을까봐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니까, 통제하고 싶은데 통제가 안되니까 불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시험 때가 되면 불안해지고, 부모들은 아이들이 부모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으니 불안한 것이구요.
사람들은 이러한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직접 부딪히는 것보다는 자꾸만 회피하려고 하는데요. 그 회피의 한 방법을 스마트폰이나 게임을 하거나, 타로점을 보면서 거기에 의지하려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과정에 몰입한다면 무언가에 '중독'이 되기도 하지요.
불안은 사회가 불안할수록 개인의 불안도 커진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학생들을 성적으로만 평가하지 않는 나라는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불안해하지 않으며, 취업률이 높거나 실업대책이 탄탄한 국가는 취업 불안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어떤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으며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즉 자기효능감이 있는 사람은 불안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좀 더 높기 때문에 불안을 좀 더 잘 다스릴 수 있고, 이것은 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연습하고 힘을 키워야 하겠더라구요.
두 번째 감정, 시기심
채워지지 않은 욕망의 자리
하고 싶은데, 갖고 싶은데... 나는 없는데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불만이 시기심이라고 해요. 자기 자신의 결핍에 대한 억울함과 수치감,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욕심을 말한답니다. 이러한 시기심은 사실 내가 부족하고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드러내놓고 표현할 수가 없는 감정이기도 하지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열등감이 생기고 깊어지며, 자신에게 없는 것을 타인이 가졌다는 사실에 시기심이 생기지요. 시기심이 강하다면 상대에게 흠집을 내는 행동이나 말을 통해 자기합리화를 하고 만족감을 느끼기도 해요. 하지만 이렇게 잠깐 느끼는 만족감은 대부분 자기 스스로를 파괴하는 시기심이랍니다.
부모의 상습적인 비교나 강박관념이 시기심을 더 키우기도 해요. 잘한 것 자체에 대해 칭찬한다거나 스스로 만족하면 시기심이 생길 이유가 없는데 비교되고 부족하다고 느끼니 시기심이 커지는 것이지요.
하지만 시기심은 잘 알아차린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나에게는 부족한 부분이 있음을 부끄럼 없이 인정하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지요. 다만, 나의 노력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면 정리 또는 포기하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내게 없는 것에 대한 시기심을 키우는 것보다는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고 소중히 여길수록 나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답니다. 성공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하다면 성공으로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이지요.
세 번째 감정, 분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정당함
분노는 외부대상이 나에게 손해를 미치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감정 반응이라고 해요. 만약 내가 손해를 입을 때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나를 보호하거나 존중할 수 없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분노는 나쁘거나 불필요한 감정이 아니랍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노의 감정을 적절하 표현하지 않는다면 마음에 상처로 남게 되지요.
자기 마음 속에서 분노가 일어날 때에는 알맞은 방법으로 그때끄때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해요. 그렇지 않다면 어느 순간 격력한 분노가 터져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분노가 지속되면 모욕받은 만큼 되돌려주고자 하는 마음, '복수심'이 생길 수도 있답니다. 또한 약육강식이 적용되어 자기보다 지위가 낮거나 제3자에게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되구요. 이러한 것은 '갑질'처럼 사회적인 문제로 크게 대두되기도 하지요.
분노라는 감정은 왜 그런 감정이 생겨났는지 제대로 생각해보고 올바르고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표현해야 하는데요. I-message를 전달하는 방법을 통해, 즉 내가 화난 이유와 원하는 것을 포함해서 이야기한다면 분노라는 에너지가 남탓하고 욕하는데 쓰이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데 쓰일 수 있답니다.
네 번째 감정, 슬픔
소중한 것과 이별한 상실의 고통
슬픔은 무언가 이별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예요. 흔히 생각할때 친구나 부모와의 헤어짐, 반려견의 죽음 뿐만 아니라 내가 아끼던 샤프를 잃어버린 것 역시 슬픔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이별의 원인이 될 수 있답니다.
이별 뒤에 찾아오는 고통은 누가 대신 해결해줄 수도 없고, 도망칠 곳도 없지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터널을 지나는 듯 견디기 힘들지만 모두 겪어내야 하는 감정이 슬픔이랍니다. 다른 편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슬픔을 통과해내는 것 뿐이지요. 하지만 슬픔을 통해 마음 속에 고여있던 복잡한 감정을 해소해 가는 동안 동시에 치유의 과정도 이루어진답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면 '글쓰기'를 해볼 것을 작가는 권유하고 있어요. 잘 써야할 이유도, 누군가에게 보여주어야할 이유도 없기 때문에 그때 그때의 감정에 대해 자세히 적어보며 다른 생각이 들면 그냥 물 흐르듯이 글을 써보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면 내 감정의 실체를 알게 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고 하네요.
자신의 감정을 잘 알게 되며 허튼 곳에 삶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필요한 곳에 집중할 수 있으니 꽁꼼 숨어있는 자신의 진짜 감정을 알아차리는 감정 능력을 꼭 키워야 할 것 같아요. '청소년도서라 애들이 읽는 책이야'라고 생각하지 말고, 부모님들도, 어른들도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