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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펭귄클래식 1
토머스 모어 지음, 류경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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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는 무지와 편견으로 가득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글을 쓰고 싶다. 책날개를 펼쳐 이 책의 저자가 수도승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내용이 굉장히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전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집어든 책이라 별 기대없이 책을 빌려다가 읽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첫인상 때문인지 읽는 내내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토머스 모어는 1478년 2월 7일부터 1535년 7월 6일까지 산 사람이다. 역사와 과학을 공부하며 예전 같으면 1800년대만 가도 ‘까마득한 옛날‘로 생각했을 텐데 그 기준이 지구가 태어난 45억 년 전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간중간은 공백이다. 지식이나 감정이 들어 있지 않은 년도가 많다는 것이다. 수준 높았다. 이야기 형식으로 그 당시 정치와 사회에 울림을 주려고 하는 작가의 의도와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의 깊이가 수준 높았다. 심지어 재밌었다! 내 첫인상을 보란듯이 깨부수고 심지어 이 책을 통해 세상에 대해 한 수를 넘어 두 수는 넘게 배웠다.

작가가 꿈꾸는 ˝유토피아˝가 담겨 있는 책이다. 좌우 이데올로기만으로 판단할 작품은 아닌 것 같다. 현재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는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그린 세상이 있는가. 여기서 세상은 ‘나‘ 자신부터 우리나라, 전세계를 포괄하는 의미다. 1500년대 초에 나온 책으로 깊은 사유를 한 만큼 나는 더는 옛날 책이라는 이유로, 작가가 가진 직업으로 편견과 함께 어떤 책을 펼치는 오만함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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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우리가 알지 못한 유럽의 속살
원종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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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맺음말에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역사와 사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인간 세상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려서는 그저 단순하게만 보이던 세상이 조금씩 철이 들어가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움직이고 살아가는 배경 뒤에 어떤 동인이 존재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이것은 단지 지적인 호기심을 넘어 예민한 소년이었던 스스로의 생존과도 관련이 있었다.” 저자가 이런 관심의 결과로 내린 결론은 인류의 실상이 우리가 교육을 통해 배워온, 그렇게 막연히 환상으로 그려온 모습에 비해 훨씬 저열하다는 사실이고, 또 이를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역사에 관한 책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굳이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첫 번째는 내 방향성과 맞았다. 나는 맺음말을 미리 읽고 생존이라는 단어에 공감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알아야만 했다. 교과서만으로는 해소가 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책날개에 달려있는 저자의 프로필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딴지일보에서 연재된 글을 모아놓은 결과물이라고 하고 저자가 살아온 생애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제목처럼 조금은 삐딱해보였다. "경희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다 중퇴하고 영국으로 건너가 템스 벨리 대학교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록 뮤지션, 대중음악 운동가, 인디레이블 개척자, 음악평론가,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약했고 현재 교양 저술가 및 강연자로 활약 중이다". 내가 꿈꾸던 삶과 비슷했다. 세 번째는 단순히 세계사를 배워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사람들이 일구어나가는 세상은 그다지 위대하지 않았다. 미래를 꿈꾸다가도 현실에 안주하거나 과거로 돌아갔다. 선한 미소를 짓다가도 악한 마음을 숨기고 있었다. 때때로 자신이 영웅이 된 듯 비장한 감정을 느끼거나 자괴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삶과 죽음 앞에서 끝없이 번뇌하는 평범한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세계사는 흘러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흘러간다. 어떤 방향으로 세상을 이끌어야 할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올렸던 생각이다. 이 세대에 태어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세상을 이끌어야 할까. 하지만 다시 한 번 곱씹었다. 나라 간에 빈부격차가 크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빈부격차는 크다. 민주주의 아래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은 아직 민주주의조차 완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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