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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 펭귄 클래식 펭귄클래식 5
앙드레 지드 지음, 이혜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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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보고 어떤 생각에 사로잡힌 채 숭고한 자세로 자신을 바치는 사람을 어떻게 어리석다고 매도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은 그렇게 자신을 뛰어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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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와 노동의 미래 - 탈희소성 사회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아론 베나나브 지음, 윤종은 옮김 / 책세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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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으로 돌아가는 나라에서 ‘절망‘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맞다. 현재 돌아가는 정치 말이다. 극복해야 할 과제가 상식 너머가 아닌 기초로 돌아간 것 같다.《자동화와 노동의 미래》라는 제목이 거창하게 느껴져서 괜한 말로 시작했다.

최근 사람에 대한 기대치는 침팬지보다 낮아졌고 (침팬지 미안해!) 나 자신에 대한 오만과 편견 역시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쉽게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이 자책한다. 학생 시절 어떤 토론 모임의 주제가 ˝성선설과 성악설˝이었는데 성악설로 확실히 기울었다. 합리화했을 뿐 돌아보면 나 자신부터 악했으니까. 세상에 대해서 공부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우면서 그나마 사람 행세할 뿐이었다.

나만 아니면 돼. 약육강식. 각자도생.
금수 같은 나, 세상이 아닌 진리에 맡긴다.
붕괴된 채 불교의 사상을 공부하는 요즘이다.

공장에서 일한 적 있다. 기계에 쇠붙이를 집어넣고 기계가 용접을 마치면 쇠붙이를 꺼내 용접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내가 맡은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 기계가 더욱 똑똑해져서 나 없이 완벽하게 용접하는 미래, 시간 문제 같았다. (오히려 사내 정치 때문에 힘들었다.)

자동화가 이루어지면 노동 인구는 농촌 인구가 도시를 찾아 떠날 때처럼 메타버스를 향해 떠날까? 화성의 미확인구역을 개발하기 위해 선두로 떠날까? 모를 일이다. 적어도 모두가 단순한 노동을 손에서 놓고 각자가 가진 잠재력을 뿜뿜하는 유토피아는 없을 것 같다. 되게 비관적인 것 같지만 나, 구성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상주의자로 남지 않기 위해 끝까지 도전하려고 한다. 설령 실패로 끝나더라도 전생에 지은 업 때문에 내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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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 사회학적 연구 세창클래식 13
에밀 뒤르켐 지음, 변광배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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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자란 놈이다. 사회성이 떨어지고 무모한 면이 있어서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서 몇 번이나 감정적으로 선택했다. 불과 몇 백 년 전에 태어났다면 도태되어 하이에나 같은 얍삽이가 되거나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충동이 며칠, 몇 주 동안 지속되었을 때 마땅한 죄값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찌질하게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다가 만난 분이 에밀 뒤르켐이었다.

이 책은 위로를 위한 책이었다. 감정은 뺀 채, 아니 어쩌면 가득한 채 500페이지에 걸쳐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 행위에 대해서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세상에 품고 있던 ‘원망’이 위로받았다. 죽음이 무서워서 울었던 순간들이 이 분을 통해서 따뜻하게 물들었다. 그래서 이 분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서 썼다. 나는 여전히 오만하다. 오만하고 편협하기 때문에 문제와 마주했을 때 외면하거나 왜곡된 방식으로 해결했다. 그 결과가 만들어낸 압박이었다. 나의 투박한 사고방식이 당신을 통해 조금이나마 나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당신은 앞으로 내 친구다. 당신은 죽었으니까 도망 못 간다. 선택권이 없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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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펭귄클래식 1
토머스 모어 지음, 류경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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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는 무지와 편견으로 가득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글을 쓰고 싶다. 책날개를 펼쳐 이 책의 저자가 수도승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내용이 굉장히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전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집어든 책이라 별 기대없이 책을 빌려다가 읽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첫인상 때문인지 읽는 내내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토머스 모어는 1478년 2월 7일부터 1535년 7월 6일까지 산 사람이다. 역사와 과학을 공부하며 예전 같으면 1800년대만 가도 ‘까마득한 옛날‘로 생각했을 텐데 그 기준이 지구가 태어난 45억 년 전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간중간은 공백이다. 지식이나 감정이 들어 있지 않은 년도가 많다는 것이다. 수준 높았다. 이야기 형식으로 그 당시 정치와 사회에 울림을 주려고 하는 작가의 의도와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의 깊이가 수준 높았다. 심지어 재밌었다! 내 첫인상을 보란듯이 깨부수고 심지어 이 책을 통해 세상에 대해 한 수를 넘어 두 수는 넘게 배웠다.

작가가 꿈꾸는 ˝유토피아˝가 담겨 있는 책이다. 좌우 이데올로기만으로 판단할 작품은 아닌 것 같다. 현재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는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그린 세상이 있는가. 여기서 세상은 ‘나‘ 자신부터 우리나라, 전세계를 포괄하는 의미다. 1500년대 초에 나온 책으로 깊은 사유를 한 만큼 나는 더는 옛날 책이라는 이유로, 작가가 가진 직업으로 편견과 함께 어떤 책을 펼치는 오만함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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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우리가 알지 못한 유럽의 속살
원종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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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맺음말에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역사와 사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인간 세상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려서는 그저 단순하게만 보이던 세상이 조금씩 철이 들어가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움직이고 살아가는 배경 뒤에 어떤 동인이 존재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이것은 단지 지적인 호기심을 넘어 예민한 소년이었던 스스로의 생존과도 관련이 있었다.” 저자가 이런 관심의 결과로 내린 결론은 인류의 실상이 우리가 교육을 통해 배워온, 그렇게 막연히 환상으로 그려온 모습에 비해 훨씬 저열하다는 사실이고, 또 이를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역사에 관한 책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굳이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첫 번째는 내 방향성과 맞았다. 나는 맺음말을 미리 읽고 생존이라는 단어에 공감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알아야만 했다. 교과서만으로는 해소가 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책날개에 달려있는 저자의 프로필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딴지일보에서 연재된 글을 모아놓은 결과물이라고 하고 저자가 살아온 생애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제목처럼 조금은 삐딱해보였다. "경희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다 중퇴하고 영국으로 건너가 템스 벨리 대학교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록 뮤지션, 대중음악 운동가, 인디레이블 개척자, 음악평론가,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약했고 현재 교양 저술가 및 강연자로 활약 중이다". 내가 꿈꾸던 삶과 비슷했다. 세 번째는 단순히 세계사를 배워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사람들이 일구어나가는 세상은 그다지 위대하지 않았다. 미래를 꿈꾸다가도 현실에 안주하거나 과거로 돌아갔다. 선한 미소를 짓다가도 악한 마음을 숨기고 있었다. 때때로 자신이 영웅이 된 듯 비장한 감정을 느끼거나 자괴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삶과 죽음 앞에서 끝없이 번뇌하는 평범한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세계사는 흘러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흘러간다. 어떤 방향으로 세상을 이끌어야 할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올렸던 생각이다. 이 세대에 태어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세상을 이끌어야 할까. 하지만 다시 한 번 곱씹었다. 나라 간에 빈부격차가 크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빈부격차는 크다. 민주주의 아래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은 아직 민주주의조차 완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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