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서울의 레스토랑 - 블루리본 서베이
클라이닉스 편집부 엮음 / 클라이닉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김훈의 '칼의 노래'에서 전쟁의 광풍속에서 어김없이 돌아오는 끼니의 공포에 대해 언급한바 있다.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서 김훈의 그 짧았던 한줄만큼 내게 큰 울림이 되었던건 없었다

아무튼 시간은 흘러 서울의 식당들에 관한 가이드북이다.

그러고 보면 내게 있어서 끼니 돌아오는것이 공포 스러웠던적이 몇번 있기는 했었다. 주로 집에서 늦잠자고 일어나 뒹굴거리며 지낼때 냉장고엔 아무런 먹을것도 없고(그 흔한 요구르트나 귤한조각도 없는) 와이프는 나가있고, 슈퍼가서 뭐라도 사올 뽑아논 돈도 없을때, 한끼 정도야 그렇다 치고 두끼 연달아 물로만 버티기는 생각해보니 공포 비슷한 느낌이었다.

쓰고 보니 너무 가벼운 비교다.

평생 반복하게될 끼니에 대한 부닥침. 집에서 먹는거야 그렇다 치지만 돈내고 먹는밥 먹고 돌아서서 속았다라는 느낌이 들때면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다.

하여 널리고 널린 식당가운데서 그나마 맛있게 그리고 정직하게 음식하는 집을 찾는것은 당연한 이끌림이다.

미셰린 가이드 만큼 아직은 정밀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즐길정도의 어드바이스를 제공해준다.

이책의 도움으로 첫번째 타겟을 정한집은 홍대앞 Jack's Steak.

에피타이저로서의 스프가 기가 막히게 신선한 맛.

와이프의 안심스테이크는 정말 기가 막힘.고기맛보다 씹는 감촉이 더 맛있음.

나의 메로스테이크는 그닥 큰 임팩트는 엄씀.음..이런게 메로 스테이크구나하는 정도

디저트로서의 치즈케익은 혀끝의 서늘함과 함께 착달라붙는 촘촘한 케익의 입자들이 화려하지 않은 단맛과 함께 행복한 포만감을 유지하게 한다.

 

 

앞으로 하나씩 찾아갈 맛집 리스트를 만들며 엑스표 쳐나가는 것도 일상을 무료하지 않게 하는 방법중의 하나가 될듯하다.

전쟁통이 아닌 이상 매번 조우하게 되는 끼니를 친절하게 맞이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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