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 미싱
스즈키 세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대상에 대한 글을 써야 그 결과도 좋다고 했던가? 일본 패션업계의 모체라는 문화복장학원을 졸업하고 꼼데가르송 생산기획부, 문화복장학원 전임강사 등으로 일했던 경력이 있는 작가, 스즈키 세이고는 자신이 관심있고 그렇기에 가장 잘 아는 분야의 이야기를 『로큰롤 미싱』이라는 소설로 엮어냈다.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브랜드를 런칭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들,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며 제 인생의 방향을 잡아가는 또 한 명의 청춘의 이야기, 『로큰롤 미싱』이 그래서 일본의 저명한 문학상인 '미시마 유키오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회사 생활을 시작한 겐지는 오랫동안 꿈꿔오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어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졸업, 취업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비교적 어린 나이에 자리를 잡고 사회인으로서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 겐지. 하지만 회사생활 3년 반 만에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살아가는 것을 더 이상은 견디지 못하고 결국 회사를 그만둔다.

겐지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데에는 그의 고등학교 친구인 요이치의 영향이 컸다. 요이치는 친구인 쓰바키와 가쓰오와 함께 '스트로보 러시'라는 의류 브랜드를 만들어 본격적인 디자이너의 길에 도전한다. 겐지는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패션을 하고 그저 매일 허송세월 하는 것처럼 보이던 이들 셋이 어쩌면 그 동안 쉴 새 없이 열심히 달려온 자신보다 더욱 확실하게 '자신만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무작정 달려가던 자신의 인생에 잠시 쉼표를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6년 쯤 전에 일본 작가, 타케모토 노바라의 『시모츠마 이야기』라는 소설을 읽었다. 이 소설은 후카다 교코와 츠치야 안나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불량공주 모모코』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누가 뭐라해도 자신만의 패션 세계를 고수하는 모모코와 전형적인 폭주족 답지 않은 (그러나 결론은)폭주족, 이치고. 사회적인 관습에서는 살짝 비켜나 있지만 자신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발전시켜나가는 두 소녀들의 이야기가 『시모츠마 이야기』의 뼈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시모츠마 이야기』를 읽으며 사람마다 꿈꾸는 성공은 다 다른 모습이고 어떤 성공이 또 다른 성공보다 낫거나 못하다는 생각은 금물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가르는 것은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미래를 찾았는가 그렇지 못했는가'라는 생각도 말이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고, 나는 다시 한 번 유사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소설, 『로큰롤 미싱』을 만났다. 그리고 덕분에 다시 한 번 내 인생의 중간점검을 할 기회를 누릴 수 있었다. 가볍에 읽어내려갈 수 있는 중편소설 분량의 짧은 이야기였지만 나에게 남긴 메세지는 자못 묵직하다. 게다가 이야기가 '겐지까지 합류한 스트로보 러시가 대박 브랜드로 성공했답니다'로 끝을 맺지 않아서, 더욱 현실적이고 더욱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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